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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전기차 배터리를 전력 자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전기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배터리'처럼 활용해, 전기가 남을 때 저장하고 부족할 때 다시 공급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양방향 충전(V2G) 기술과 가상발전소(VPP) 플랫폼을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028년까지 실증 연구를 진행한 뒤 상용화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현대건설과 현대자동차·기아, 한국전력 등 15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목표는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처럼 활용해 전력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해상풍력과 수소 사업도 함께 키운다. 2030년까지 해상풍력 분야에서 12조원 이상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소·암모니아 분야에서는 해외 기업과 협력해 대규모 플랜트를 설계하고 짓는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원전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이 핵심이다. 그룹이 생산하는 전기차를 전력 저장 장치로 활용하면, 남는 전기를 건물이나 지역 전력망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단순한 자동차를 넘어 에너지 인프라의 일부가 되는 셈이다.
현대건설은 현대모비스와 2048년까지 150GWh 규모의 가상전력구매계약(VPPA)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RE100(재생에너지 100%)을 추진하는 기업에 재생에너지 공급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고, 현대모비스는 장기간 안정적인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게 됐다. 현대차 울산공장과도 태양광 기반 전력구매계약을 맺었다.
이 같은 구조가 자리 잡으면 개인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집에 태양광 설비와 가정용 배터리, 전기차를 갖춘 경우 전기가 남을 때 전력 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지난해 'H-로드' 전략을 통해 건설사를 넘어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분산에너지 사업 확대도 그 연장선에 있다.
다만 제도적 과제는 남아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아직 세부 규정이 더 정비돼야 한다"며 "전기차를 전력망에 연결하려면 한국전력 등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를 활용한 V2G 기술은 현대건설의 에너지 사업뿐 아니라,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