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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멈추지 말아달라”…3기 진실화해위 유족·피해자, 기대보다 ‘절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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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 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02. 25. 16:23

처리 89.9%’ 뒤에 남은 2111건…3기 핵심 과제는 ‘재가동’
“국가가 ‘있었던 일’부터 확인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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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지난해 11월 진주지역 보도연맹 희생자 유해 2구와 전남 영광 적대세력 희생자 유해 1구의 신원이 확인됐다. /연합뉴스
"조사중지 통보를 받았을 때, 진실을 밝힐 길이 끊긴 것 같았습니다. 이번엔 끝까지 가야죠."

3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를 바라보는 현장에선 '기대'보다 '절박'이 먼저 읽힌다. 유족과 피해 경험자들은 "이번엔 끝까지 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6·25 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족 A씨는 "가족을 잃은 이유를 묻는 것조차 위험했던 시절이 있었다"며 "국가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지만 자료가 부족하면 조사가 멈추더라. 3기에서 조사중지 사건들이 다시 다뤄진다니 다시 신청서부터 꺼냈다"고 말했다.

국가가 멈춰 세운 사건들이 다시 심판대에 오른다. 피해자와 유족은 '이번엔 멈추지 말라'며 조사 재개를 넘어 책임 규명과 기록 확정을 요구하고 있다.

25일 행정안전부(행안부)에 따르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 개정 법률 시행에 따라 3기 진화위가 26일 출범한다. 3기 출범의 핵심 과제는 멈춰 선 사건의 재가동이다. 2기 진화위는 종합보고서에서 신청 사건 2만928건 가운데 1만8817건(89.9%)을 처리했지만, 조사기간 만료로 '조사중지' 2111건을 남겼다. 지난해 11월 2기 종료 이후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은 피해자들에게 '중단된 시간'으로 남았다.

현장에서는 확대된 조사 대상과 권한이 실제 결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집단수용시설 피해 경험자 B씨는 "시설에 들어간 뒤 외출이 막혔고 폭력과 강제노동이 '규율'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됐다"며 "이런 사건이 조사 대상에 더 분명히 포함됐다는 점이 가장 크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부터 국가가 확인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3기에서는 조사 권한도 보강됐다. 조사 대상 기관이 자료 제출 등을 거부할 경우 지방검찰청에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의뢰할 수 있는 규정이 신설됐다. '자료 부재'와 '협조 거부'에 막혀 멈춰 서던 조사 현실을 바꾸겠다는 취지다. 사건 범위는 일제강점기 또는 그 직전 항일독립운동을 비롯해 해외동포사, 광복 이후부터 한국전쟁 전후 불법적 민간인 집단 사망 사건 등이다.

진화위는 국가 폭력과 인권 침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피해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설치된 국가기구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전후, 권위주의 시기까지 발생한 민간인 희생·인권 침해 사건 등을 조사해 공식 기록으로 남기고 후속 조치를 권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행안부 관계자는 "진화위와 협조해 피해자들의 신청이 누락되지 않도록 진실규명 신청 안내와 홍보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지방정부에도 피해 조사 지원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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