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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주비 규제 속 반포 수주전…건설사 해법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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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3. 05. 17:38

신반포 19·25차, 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 "격돌"
한강변 잠원 핵심지, 4434억 재건축 수주전 점화
최고 49층·614가구…반포 ‘스카이라인 구축’ 핵심지
브랜드 파워 ·금융 조건·설계 경쟁력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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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가 서울 정비시장을 정면으로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6·27 대책과 10·15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 이주비 대출이 사실상 전면 차단된 데 이어, 추가 규제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이주비 대출은 1주택자 기준 담보인정비율(LTV) 40%(최대 6억원)로 제한됐고, 다주택자는 사실상 '제로'로 막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이주를 계획 중인 서울 43개 정비사업장 가운데 91%에 달하는 39곳, 약 3만1000가구가 직·간접적 영향권에 놓여 있다. 이주 지연은 착공과 분양, 준공 일정 전반을 뒤흔들 수밖에 없고, 서울 주택 공급의 약 80%를 책임지는 정비사업 구조상 파장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규제의 한복판에는 강남권이 있다. 다주택자 규제의 직접 타깃인 동시에,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겹쳐 가격 하방 압력이 좀처럼 통하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9·25차 통합 재건축'이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다. 규제 역풍 속에서도 시공사가 조합원에게 실질적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지 가늠할 시험대로 평가받는다.

국내 건설업계 양강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나란히 출사표를 던지며 이번 수주전은 올봄 반포 일대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다음 달 10일 입찰 마감, 5월 30일 조합원 총회 일정이 예정된 가운데 양사 모두 내부적으로 '상징성 있는 필승 카드'로 분류했다. 한강과 맞닿은 잠원동 한복판의 입지에 최고 49층 규모로 조성되는 만큼 '반포 스카이라인'을 바꿀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양측 모두 반포 일대에서 공들여 쌓아온 브랜드 벨트의 연속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는 만큼 수주전은 벌써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는 반포·잠원 일대에서 각각 1만여가구 규모의 '래미안 벨트' 수성과 1300여 가구의 '오티에르 라인' 확장을 위해 최고 49층, 7개 동, 614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신반포 19·25차 통합 재건축 수주전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총 공사비 4434억원 수준이다. 규모만 놓고 보면 초대형 사업지는 아니지만, 잠원동 일대 '브랜드 타운 점유율'을 결정짓는 연결 고리라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양사가 전력투구에 나선 배경이다.

삼성물산은 서초구 전역에 1만여 가구를 웃도는 래미안 공급 실적을 앞세워 이번에도 '초격차'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미 서초구에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 △래미안퍼스티지(2444가구) △래미안리더스원(1317가구) △래미안원펜타스(641가구) 등을 공급하며 서초구 주거 지도를 래미안 중심으로 재편해온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를 통해 △래미안신반포팰리스(843가구)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475가구)로 이어지는 '래미안 신반포 라인'까지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설계는 래미안원베일리 등에 참여한 미국 글로벌 건축 설계사 SMDP와 다시 손을 잡았다. 한강 조망을 극대화하는 외관 디자인과 특화 평면 구성으로 단지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업계 유일의 'AA+ 신용등급'을 앞세워 사업 안정성과 자금 조달 능력에서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앞세워 강남권 신흥 강자의 입지를 수치로 증명하겠다는 포부다. 이미 수주한 △오티에르반포(신반포21차, 275가구)와 △오티에르신반포(신반포18차, 471가구)에 이번 19·25차를 더해 총 1360가구 규모의 '오티에르 브랜드 타운'을 완성한다는 청사진이다.

설계는 네덜란드의 세계적 건축 설계사무소 UN스튜디오와 협업해 차별화된 외관과 프리미엄 커뮤니티를 구성하겠다는 각오다. 회사는 이번 사업지를 본사 전 부문의 역량을 집중 투입하는 핵심 전략 사업지로 지정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래미안의 브랜드 파워를 높게 평가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반포·신반포 일대에서 수십 년간 축적된 인지도와 상징성이 조합원 표심에 '안전판'으로 작용해 왔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은 포스코이앤씨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평가도 병존한다.

2년 전 부산에서 치러진 양사 맞대결의 결과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024년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오티에르 브랜드와 공격적 금융 조건을 앞세워 삼성물산을 제치고 시공권을 따낸 전례가 있다. 이번 반포 승부 역시 단순한 '이름값' 이상의 조건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단순 브랜드 인지도만으로 결론이 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공사비, 금융 지원, 설계 특화 등 구체적 실익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표심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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