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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한파 속 ‘수백억 소송전’…솔루스·SK넥실리스, 생존 건 기술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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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6. 02. 27. 14:23

韓 특허심판원, 솔루스 동박 기술 특허 유효 판단
향후 기술 적용 범위·실제 침해 여부 쟁점
전기차 캐즘으로 부담까지
기술 고도화 촉진 계기 시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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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넥실리스 동박 제품./SKC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자인 동박 시장을 둘러싸고 솔루스첨단소재와 SK넥실리스 간 특허 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한국 특허심판원이 솔루스의 핵심 동박 기술 특허를 유효하다고 판단하면서 양사 간 법적 공방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판단은 SK넥실리스가 제기한 특허 무효 심판에서 해당 특허의 신규성과 진보성이 인정된 데 따른 것이다. 문제의 기술은 동박 내 그레인 구조를 제어해 연신율과 전기전도도를 높이는 공정으로, 차세대 배터리용 초극박 동박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특허 유효성이 확인되면서 향후 진행될 특허 침해 본안 소송의 쟁점은 특허 자체의 유무효를 넘어 기술 적용 범위와 실제 침해 여부로 옮겨갈 전망이다.

동박은 배터리 음극 집전체로 사용되는 필수 소재로,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고성능·고강도 제품 개발 경쟁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SK넥실리스는 대형 고객사를 기반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왔고 솔루스 역시 유럽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넓히며 추격에 나선 상황이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시장 파이가 줄어들고 실적 압박이 커지면서 업계에서는 이번 특허 분쟁이 단순한 법적 다툼을 넘어 생존을 건 시장 주도권 경쟁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양사의 다툼은 한국을 넘어 미국과 유럽 법원까지 확대된 상태다. 지난해 SK넥실리스는 미국 법원에 솔루스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해 정식 심리를 이끌어냈고 유럽에서도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걸며 법적 공세를 이어갔다. 양측이 한국과 미국의 특허 심판원 등을 오가며 서로의 핵심 특허를 번갈아 공격하고 있는 만큼 이번 한국에서의 유효 판정만으로 곧바로 침해 여부나 전체 소송전의 승패가 확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꼬리를 무는 분쟁이 눈덩이 같은 기업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특허 소송의 경우 기술 감정과 증거 확보, 해외 대형 로펌 선임 등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양측의 해외 소송 및 제반 비용만 수백억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동박처럼 제조 공정 기반 특허 비중이 높은 분야는 기술 검증 과정이 길어질 수밖에 없어 양사 모두에게 적지 않은 전략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공급사 간의 경쟁이 배터리 고객사들의 협상력을 키우는 요인으로도 작용해 눈길을 끈다. 소송 리스크가 장기화될수록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 입장에서는 공급망 다변화와 가격 협상 여지가 커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특정 업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복수의 동박 업체와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분쟁이 장기적으론 동박 산업의 기술 고도화를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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