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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과 ‘흙’으로 펼친 두 거장의 60년 조형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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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3. 05. 16:19

최종태·신상호, 나란히 대형 전시 선보여
최종태 개인전 얼굴 전시 전경 가나아트
최종태 개인전 '얼굴' 전경. /가나아트
두 원로 작가의 60년 예술 세계가 나란히 펼쳐지고 있다. 조각가 최종태(94)와 도예가 신상호(78)가 각각 개인전과 회고전을 통해 자신의 대표 작업을 총망라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두 축을 다시 조명한다.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는 최종태의 개인전 '얼굴(Face)'이 열리고 있다.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얼굴' 연작 70여 점을 통해 작가의 50년이 넘는 조형 실험을 한눈에 보여주는 자리다. 얼굴은 그의 작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모티프로, 단순한 인체 일부를 넘어 하나의 완결된 조형으로 탐구돼 왔다.

최종태 2019년작 얼굴 가나아트
최종태의 2019년작 '얼굴'. /가나아트
전시는 시대별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초기에는 단순하고 납작한 형태의 얼굴이 등장하고, 1980년대에는 '도끼형 얼굴'이라 불리는 날카로운 구조가 본격화된다. 이후 변주를 거듭하며 채색 조각으로까지 확장된 흐름은 한 작가가 평생 붙들어온 질문의 궤적을 드러낸다. 최종태의 얼굴은 특정 인물을 재현하기보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시대의 감각을 응축한 상징에 가깝다.

특히 이번 전시는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얼굴' 연작만을 집중 조명한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나무, 브론즈, 석조, 테라코타 등 다양한 재료 실험의 흔적부터, 도끼형 얼굴을 기점으로 한 구조적 변주까지 한 흐름으로 읽히도록 구성됐다. 작가가 "완전한 얼굴"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자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완성된 결과보다 진행 중인 탐구로서의 작업 세계가 강조된다.

최종태 작가 가나아트
최종태 작가. /가나아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신상호 회고전 '무한변주'가 진행 중이다. 도자 90여 점과 아카이브를 포함한 160여 점을 통해 '흙'이라는 재료로 확장해온 그의 60년 작업을 조망한다. 전통 도자에서 출발한 그는 조각과 회화, 건축적 작업까지 영역을 넓히며 매체의 경계를 허물어왔다.

특히 1980년대 이후 '도자 조각'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아프리카의 꿈', '묵시록' 등 연작을 통해 흙을 생명성과 구조를 담는 매체로 확장시킨 점이 주목된다. 전통을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변형하고 실험해온 태도가 전시 전반을 관통한다.

신상호 회고전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신상호 회고전 '신상호: 무한변주'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또한 신상호의 작업은 도자라는 장르를 생활 공예의 범주에서 끌어올려 동시대 미술의 언어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가스 가마 도입과 협업 작업, 대형 건축 외벽 프로젝트 등은 전통과 현대, 공예와 미술의 경계를 넘나든 실험의 결과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확장의 궤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두 전시는 매체와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된 질문을 던진다. 인간과 삶, 그리고 예술의 본질에 대한 탐구다. 최종태가 '얼굴'이라는 최소 단위에 인간 존재를 응축했다면, 신상호는 '흙'이라는 근원적 재료를 통해 세계를 재구성했다. 두 전시 모두 오는 29일까지.

신상호 국립혖대미술관
신상호 작가. /국립현대미술관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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