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무기 고갈 겹쳐 러 군사·경제 '반사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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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미국과 걸프 지역 국가들이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수백 발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사용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방공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패트리엇 방공체계는 미국 방산기업 레이시온이 개발한 대표적인 서방권 요격 시스템으로, 요격미사일은 록히드마틴이 생산한다. 그러나 생산 속도는 제한적이다.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최신형 PAC-3 요격미사일의 연간 생산량은 약 600발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탄도미사일 한 기를 요격하는 데 통상 2발 이상의 요격미사일이 필요하다는 점도 문제다. 첫 요격이 실패할 경우 추가 발사가 필요해 실제 소모량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은 이란이 전쟁 발발 이후 500기 이상의 탄도미사일과 2000대 이상의 드론을 발사했다고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부담은 커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요격미사일 부족 문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유럽 동맹국들에 추가 지원 가능성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매달 약 80기의 탄도미사일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방어하려면 최소 월 60발 이상의 PAC-3 요격미사일이 필요하다.
그러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재고 역시 빠르게 줄어든 상태다. 독일 국방부의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유럽 국가들에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를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지원은 독일이 약속한 일부 물량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공격 수단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3년 이란과 기술 이전 협정을 체결한 뒤 샤헤드 계열 공격 드론을 대량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매일 수백 대씩 우크라이나 공격에 투입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는 러시아 경제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에너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의 재정 수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서방 방공체계 생산 능력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라고 평가한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선임연구원은 "현재 생산 속도와 최근 사용량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의 방공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국방부 고위 관리 출신 니코 랑게도 "서방은 지난 4년 동안 생산을 늘릴 시간이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러시아와 이란, 중국은 서방이 무기를 너무 적게, 너무 느리게 생산한다는 사실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