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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행정원장, 52년 만의 이례적 방일…WBC 관전 외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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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3. 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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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줘룽타이( 卓榮泰))행정원장이 1972년 일본과의 단교 이후 52년 만에 단순경유가 아닌 공식 방일에 나섰다./사진=연합뉴스
대만의 줘룽타이( 卓榮泰))행정원장이 1972년 일본과의 단교 이후 52년 만에 단순경유가 아닌 공식 방일에 나섰다. 7일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만-체코전을 관전하며 대만인 팬들과 기념촬영을 가졌다. 아사히신문은 "현직 행정원장의 방일은 이례적"이라며 중국의 반발 가능성을 언급했고, 산케이신문은 "단교 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대만 행정원은 내각에 해당하며, 행정원장은 일본 총리에 준하는 실질적 최고위 공직자다. 총통과 부총통 공석 시 직무를 대행하도록 헌법에 규정돼 정권의 핵심이다. 줘룽타이 행정원장은 2024년 라이칭더 총통에 의해 임명됐다. 앞서 요시카즈 행정원장 시절 비서장을 지냈고, 민진당 주석을 역임하며 총통의 신뢰를 받는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1972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하고 대만과 단교했다. 이후 비정부 간 실무관계로 경제·민간 교류를 유지해왔다. 현직 행정원장의 방일은 경유나 긴급 착륙을 제외하면 52년 만에 처음이다. 줘룽타이 행정원장은 7일 오전 일본에 도착해 대만 이양(李洋) 운동부장과 타이베이 주일경제문화대표처 이일양 대표와 함께 경기를 6회까지 관전했다.

줘룽타이 행정원장은 도쿄돔 경기장에서는 대만 팬들과 악수하며 '팀 대만' 구호를 함께 외쳤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줘룽타이 행정원장이 팬들과 기세를 올렸다"고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대만인 팬들과 기념촬영하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스포츠 행사를 통한 민간외교적 메시지로 해석되며, 일본 측의 비자 면제 정책을 활용한 단기 체류 형태다.

지난해 7월에는 대만의 임카이류(林佳龍) 외교부장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를 시찰하기 위해 방일했다. 중국 외무성은 "대만 독립세력의 반중 분열 활동에 무대를 제공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산케이신문은 "임 외교부장이 사적인 명의로 방문했다고 주장했으나 중국의 반응은 격렬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중의원 의원과의 면담도 중국의 비판 대상이 됐다.

◇중국 반발 가능성
대만 각료의 방일은 중국의 강한 견제를 받고 있다. 일본은 단기 체류 대만인에 대해 비자 요건을 면제하고 있어 줘룽타이 행정원장의 이번 방문도 개인 여행 형태로 진행됐다. 그러나 행정원장급 인사의 공식적 경기 관전은 상징성이 크다. 아사히신문은 "중국이 반발할 우려가 있다"며 외교적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줘룽타이 행정원장은 라이칭더 정권의 핵심 인사로, 민진당 주석 시절부터 일본과의 실무관계 강화를 주장해왔다. 이번 방일은 WBC라는 국제 스포츠 행사를 명분으로 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산케이신문은 대만의 주일대사와 스포츠상 동행으로 실질적 교류를 과시했다"고 분석했다. 일본과 대만의 비공식 관계에서 최고위급 인사의 물리적 만남은 역사적 기록으로 남을 전망이다.

일본과 대만의 관계는 1972년 단교 이후 경제 중심의 비정부 간 실무교류로 유지돼왔다. 줘룽타이 행정원장의 방일은 이러한 틀 안에서 최대 규모의 상호작용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민감한 반응이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양안 관계와 미·중·일·대 4각 외교 구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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