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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는 멀고·수주는 줄고…현대엔지니어링, ‘정의선 무배당’ 1년 속 정비사업 복귀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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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3. 08. 16:53

매출·수주 잔고 축소…'빅배스' 이후 일시 반등 평가도
'에너지 전환' 공식화 속 '주택사업 공백' 장기화 우려
IPO 난항 속 배당 재개 고심…'오너 배당' 논란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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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이 전년도 1조2400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딛고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수치 이면에는 그늘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매출은 줄었고, 핵심 사업인 건축·주택 부문의 감소 폭도 컸다. 수주 잔고 역시 전년보다 줄었으며, 특히 해외 잔고는 매출 기준으로 약 1년 남짓 수준에 그쳤다. 프로젝트 지연과 해외 저마진 사업장의 손실 반영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이른바 '빅배스'를 통해 과거 부실을 털어낸 뒤 나타난 일시적 반등이라는 시각이 나오는 배경이다.

기업공개(IPO) 재추진 역시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2년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했지만, 기관 수요예측 단계에서 기업가치 저평가 논란이 불거지며 일정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현장 사고와 대규모 손실,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 등이 이어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최근 정부가 모회사와 자회사 간 중복상장에 대한 규제 기조를 강화하면서 상장 재추진 여건도 한층 까다로워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는 지난해 중대재해 이후 중단됐던 국내 정비사업 수주 재개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 신사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있는 만큼, 당장의 실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주택사업 복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정비사업 복귀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배당 재개 문제도 맞물려 있다. 이달 주주총회에서 배당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지난해 11년 만에 무배당이 결정되면서 2대 주주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처음으로 배당을 받지 못했다. 이번 주총에서 흑자 전환 이후 배당이 재개될 경우 '오너 배당'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이다. 실적 회복과 주주환원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현대엔지니어링의 시장 신뢰 회복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3조8965억원 규모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14조7604억원) 대비 5.9%, 약 8600억원에 해당하는 매출을 회복하기 위한 핵심 카드로 '에너지 전환'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 초소형모듈원전(SMR), 수소 생산, 폐플라스틱 자원화 등 신사업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과 외형을 동시에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신사업이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 실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국내 주택사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의 건축·주택 부문 매출은 지난해 7조7607억원으로 전년 9조9752억원에서 22.2% 감소했다. 올해 정비사업 시장 규모가 약 80조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수주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 점유율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주 잔고 역시 감소세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는 24조6761억원으로 전년 34조8247억원 대비 20% 넘게 줄었다. 특히 해외 잔고는 6조3761억원으로 연간 매출 대비 약 1년 남짓 수준에 그쳐 신규 수주 확대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사실상 중단했던 국내 정비사업 수주에 다시 나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회사는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 이후 신규 정비사업 수주를 보류해 왔다. 과거 매년 1조원 안팎의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기록해 왔지만, 지난해에는 단 한 건의 수주도 성사하지 못했다.

IPO가 당분간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현실적인 방법 역시 수주 확대와 실적 개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현장 사고로 인한 대규모 손실과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이 맞물린 데다, 현 정부가 모회사와 자회사의 중복상장에 대한 규제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재추진은 구조적 장벽까지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주택 및 해외 플랜트 등 핵심 사업 영역이 모회사이자 상장사인 현대건설과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 걸림돌인 셈이다.

정비사업 재개 여부와 맞물려, 배당 정책 변화 가능성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1조2401억원의 영업손실 영향으로 11년 만에 무배당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분 11.72%를 보유한 2대 주주 정의선 회장도 처음으로 배당을 받지 못했다. 정 회장은 2014년 현대엠코 합병 이후 약 10년간 현대엔지니어링으로부터 누적 1104억원 규모의 배당을 받았다. 올해 주총에서 흑자 전환 이후 배당 재개가 결정될 경우, 시장에서는 오너 배당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주 구성은 △현대건설 38.62% △정의선 회장 11.72% △현대글로비스 11.67% △기아 9.35% △현대모비스 9.35% 순으로 현대차그룹 특수관계인 지분만 85%를 웃돈다.

이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배당 재개와 정비사업 수주 재개 모두 현재 검토 중인 사안으로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안전 관리 체계와 관련해서는 매주 리스크 모니터링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고위험 작업에 대한 본사 사전 검토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또 주우정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의 현장 안전 점검 등을 통해 전사적 안전 문화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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