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비율 여전히 하락 주주 반발 거세
지난해 40곳 중 코스피 기업 5곳 불과
금감원 2.4조 반려여부 10일까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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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의 2조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두고 금융당국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시가총액 6조 1200억원, 코스피 시장에서도 100위권 안에 드는 한화그룹 계열사다. 이 같은 대기업이 2조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하면서 조달 자금 대부분을 '채무상환'에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그간 유상증자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방법으로 사용된 것은 맞지만, 주로 코스닥 상장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코스닥 기업의 경우, 신용등급이 낮아 회사채보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채무상환'을 이유로 유상증자를 한 기업은 총 40개였는데, 이중 코스피 기업은 5개에 불과했다.
문제는 한화솔루션이 지난 몇년간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는 지난 2022년에도 이뤄졌는데 당시에도 채무상환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한화솔루션의 유동비율은 현재까지도 하락세다. 유상증자로 빚을 갚아도 수년간 부채비율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은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채무상환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점, 수년간 유동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점 등을 집중 들여다보고 있다. 시장에서 이번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 것이라고 보는 배경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올 3월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유상증자를 신청한 기업은 총 79개로, 이중 채무상환을 목적으로 한 기업은 40곳이다. 절반 이상의 기업이 유상증자로 빚 갚는데 쓰고 있지만, 기업군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작년 초부터 올 3월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유상증자를 신청한 기업은 총 62개로, 이 중 채무상환 목적 기업은 35개다. 절반 이상의 코스닥 기업들이 경영난과 업황 악화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떨어뜨려서라도 빚을 갚는 셈이다. 채무상환과 비슷한 이유로 꼽히는 '운영자금' 목적도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희석시킨 다는 점에서 부정적 신호로 읽힌다. 신주 발행으로 모은 자금을 인건비나 관리 등 당장 나가야할 비용에 쓰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에 같은 유상증자라고 하더라도 타법인취득이나 영업양수자금 등의 목적이라면 향후 성장 동력에 투자한다고 보고 긍정적 신호로 해석한다. 하지만 채무상환이나 운영자금은 그만큼 기업의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유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 하락은 뻔한 수순이었다.
금감원이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결정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스닥 기업은 코스피 기업들과 달리 자본금이 적고 신용등급이 낮아 유상증자로 자금 조달하는 방법을 택해왔다. 때문에 더이상 수익을 내기 힘든 기업들의 연명을 위한 '꼼수'로 지적되면서 정부가 이같은 좀비기업 퇴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화솔루션은 시총 6~7조원에 달했던 코스피 상장사다. 이 같은 기업이 조달자금 2조 3976억원 중 채무상환에만 절반 이상인 1조 5000억원을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한화솔루션은 기존 차입금 상환과 함께 태양광 기술에 투자해 부채비율을 2030년까지 101%로 낮추겠다고 발표했지만, 주주들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다.
특히 시장에선 한화솔루션이 이번 유상증자로 채무상환을 해도 재무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작년말 차입금은 14조 9773억원인데, 이 중 유동성차입금(7조 1253억원)보다 비유동성차입금(7조 8520억원)이 더 많다. 수조원대 차입금으로 작년 한 해 발생한 금융비용(이자)는 5394억원, 2024년에는 5484억원이었다.
문제는 올해 만기가 도래해 상환해야 할 금액이 이자를 포함해 7조 8518억원이라는 점이다. 2026년 이후 만기가 도래해 갚아야할 금액은 총 8조 3932억원으로 한화솔루션의 전체 차입금은 16조 2450억원(이자 포함)이다.
금감원이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은 유동비율이다. 한화솔루션의 유동비율은 작년 99.2%, 2024년에는 93.0%로 100% 미만이다. 유동비율은 100%를 기준으로 미만일 경우 지급능력이 악화되었다고 본다. 지금 당장 갚아야할 부채와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인 유동자산과 유동부채가 1:1일 때 유동비율이 100%가 되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1년내 갚아야할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상황인 것이다.
특히 한화솔루션이 이처럼 채무상환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던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022년에도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이 때도 자금조달 목적이 채무상환이었다. 당시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를 통해 채무상환금(576억원)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한화솔루션에 유상증자 정정요구를 할 수 있는 기한은 10일까지다. 금감원이 정정요구를 하게 되면, 한화솔루션은 금감원에 소명 절차를 해야한다. 이후 다시 유상증자를 신청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2조 4000억원 유상증자는 사실상 철회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상증자 규모가 대규모인데다 대기업이 이처럼 빚을 갚겠다고 증자를 신청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유동비율이 100%도 안된다는 건 당장 빚을 갚지 못한다는 상황인데, 여러가지 심사 요건상 들여다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 측은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차입금 상환 등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 방식을 활용하는 것은 일반적이라는 입장이다. 올 초 SKC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4100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한다고 밝혔고, 지난 2020년에는 두산중공업이 1조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채무 상환으로 썼다는 설명이다. 작년말 유상증자를 완료한 한온시스템은, 9832억원 유상증자 규모의 90%에 달하는 8834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했고, 신용등급도 작년말 AA-(부정적)에서 지난달 AA-(안정적)으로 상향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