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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으로 이자갚기도 힘들어… 벼랑끝 몰린 부실기업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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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4. 05. 17:53

1년새 828곳 증가…코로나때보다 심각
원리금 상환 어려운 취약기업들 급증
은행 기업부실채권 4.2조원으로 확대
은행에서 돈을 빌린 기업 가운데 부실기업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는 기업 수가 지난 1년 새 800곳 넘게 늘었다.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와 비교해도 1000곳 이상 늘어난 규모다. 팬데믹 이후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 기조와 더딘 내수 회복으로 원리금 상환조차 버거운 기업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실기업 확대는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해 기업대출을 늘려야 하는 은행권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용위험평가를 예년보다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지만, 기업 부문에서 부실채권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어서다. 여기에 중동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회복세에 있던 실물경제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더해지면서, 은행이 짊어지고 있는 부실 리스크가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각 시중은행 경영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2025년 실시한 기업신용위험 상시평가에서 '부실징후기업이 될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분류한 기업 수는 3364곳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32.6%(828곳) 늘어난 규모로, 2005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대치다. 코로나 팬데믹 충격이 컸던 2022년과 비교해도 1106곳 증가했다.

은행들은 돈을 빌려준 기업에서 부실 징후가 나타나면 기업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다. 주로 최근 3년 연속으로 현금 흐름이 적자를 기록했거나, 짧은 기간 신용등급이 급격히 하락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기업이 대상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A~D 등급으로 분류하는데, 이 중 부실징후기업이 될 가능성이 큰 기업은 B등급에 해당한다. 워크아웃 혹은 회생절차를 추진하는 C·D등급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재무 건전성이 추가로 악화될 수 있어 잠재적인 부실기업으로 여겨진다.

아예 부실기업으로 지정된 기업 수도 큰폭으로 늘었다. C등급인 '부실징후 기업'의 수는 2024년 30곳에서 지난해 45곳으로 15곳 증가했고, 재무 상황이 가장 열악해 정상화 가능성이 거의 없는 D등급 기업 수는 같은 기간 42곳 늘어난 98곳에 달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여신 부문에서 취약 차주가 늘어난 점을 반영해 신용위험평가를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진행한 부분이 있다"며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리스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보면 작년 3분기 기준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46.4%로, 2022년 말(38.0%)보다 8.4%포인트 상승했다. 영업 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의 비중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문제는 부실기업 증가와 맞물려 시중은행의 부실채권도 함께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기업여신 부문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4조2094억원으로 집계됐다. 높은 연체율로 인해 기업대출 증가폭이 전년의 절반 수준인 24조원에 그쳤음에도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약 4000억원 늘어났다.

당초 은행권에선 기업 부문 부실이 지난해를 정점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중동 상황 발발로 상황이 급변했다. 유가 상승 여파로 고환율·고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 수익성에도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동 상황이 장기화될수록 기업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다"며 "취약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약화되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도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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