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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취업 준비생 김모 씨는 최근 채용 시장 상황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습니다. 수십 차례 지원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탈락을 경험하면서 구직 기간만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죠.
청년 고용 부진이 단기 경기 요인을 넘어 구조적 위기로 굳어지는 양상입니다. 취업자 감소가 3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률 하락과 실업률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노동시장 진입 단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9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3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7000명 감소하며 2022년 11월 이후 41개월 연속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청년 고용률은 43.6%로 0.9%포인트(p) 하락했고, 실업률은 7.6%로 0.1%p 상승했습니다. 전체 고용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이 같은 고용 부진은 청년 일자리 환경이 산업과 기술 변화, 채용 구조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청년 일자리의 기반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는 각각 21개월, 2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숙박·음식점업도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전통적인 서비스업도 소비 부진으로 회복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기술 변화도 청년 일자리 감소의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인공지능(AI)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청년층 고용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 이후 4년간 청년층 일자리는 25만5000개 감소했는데, 이 가운데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25만1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I 활용도가 높은 직장일수록 청년 채용이 줄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채용 구조 변화도 청년들에게 불리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공개채용은 축소되고 수시채용과 경력직 선호는 강화됐습니다. 기업 입장에선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을 찾겠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신입 진입 통로가 좁아지는 셈입니다. '경력 없는 청년은 시작조차 어렵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청년 고용 활성화는 복지가 아니라 미래 성장에 대한 투자입니다. 단기 재정 일자리나 일회성 청년 지원책만으로는 노동시장 입구 붕괴를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정부가 보다 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청년 일자리 복원에 나서야 할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