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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 ‘갑질 계약’ 제동…공정위, 쿠팡 등 5개사에 과징금 31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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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지훈 기자

승인 : 2026. 05. 18. 13:55

안전사고 책임 전가·즉시 계약해지 특약 적발
계약서 미발급·지연발급도 2055건 달해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가 영업점과 택배기사 등에 안전사고 책임을 떠넘기거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는 불공정 특약을 운영한 주요 택배사들에 대해 제재를 내렸다.

공정위는 18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 등 국내 주요 5개 택배사업자가 영업점·터미널 운영사업자·화물운송업자와의 하도급 계약 과정에서 부당 특약을 설정하고 계약 서면을 미발급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30억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쿠팡 7억5900만원, CJ 6억1200만원, 롯데 6억3300만원, 한진 6억9600만원, 로젠 3억7800만원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공정위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가 합동으로 실시한 택배업계 현장점검 과정에서 시작됐다. 당시 관계부처는 폭염 속 장시간 노동과 안전사고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을 지목했다. 공정위는 이후 상위 5개 택배사의 계약서와 약정서 등 총 9186건을 전수 조사했다. 이들 업체는 국내 택배시장의 90.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조사 결과 택배사들은 안전사고 발생 시 벌금·변호사 비용 등 민형사상 책임을 영업점에 떠넘기거나, 쟁의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특약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회사 이미지 실추' 등 기준이 모호한 사유만으로 최고 절차 없이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포함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영업점과 택배 종사자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돼 부당한 사고처리나 계약해지, 노조활동 불이익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계약서 미발급 문제도 적발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5개 택배사는 총 2055건의 계약에서 용역 수행이 시작된 이후에도 계약서를 발급하지 않았으며, 일부는 최대 761일이 지나서야 계약서를 발급했다.

택배사들은 "서면을 적시에 발급하지는 않았지만 뒤늦게라도 발급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위반 규모와 시장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하고 로젠을 제외한 4개 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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