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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뽀블리’ 넘어선 박보영…‘골드랜드’로 증명한 장르물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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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05. 28. 19:30

"예쁘게 나와야 한다는 생각 없이 연기"…첫 범죄 스릴러 도전
데뷔 20주년 "꾸준히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는 게 제 가치"
박보영
박보영/BH엔터테인먼트
배우 박보영은 오랫동안 로맨스와 휴먼 드라마를 오가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사랑스럽고 따뜻한 이미지로 익숙한 배우였지만 늘 생활감 있는 감정 연기로 인물을 설득해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골드랜드'에서 1500억 원 규모 금괴를 손에 넣은 세관원 김희주로 분해 가장 거칠고 낯선 장르물에 뛰어들었다.

'골드랜드'는 거액의 금괴를 둘러싼 인간들의 탐욕과 배신을 그린 범죄 스릴러다. 박보영이 연기한 희주는 평범한 공항 세관원으로 살아가다 우연히 금괴를 손에 넣게 되고, 이후 점점 위험한 선택들 속으로 들어가는 인물이다. 지금까지 밝고 선한 이미지로 강한 사랑을 받아온 박보영에게도 쉽지 않은 변신이었다.

박보영은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이 작품 안에 잘 묻을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촬영을 하다 보니 이런 장르도 정말 재미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예쁘게 나와야 한다는 생각 없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여기저기 구르고 피땀 눈물을 흘리면서 묘한 쾌감도 느꼈어요."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여성 캐릭터가 이야기 중심에서 극을 끌고 간다는 점이 크게 다가왔다. 범죄 스릴러 장르가 대부분 남성 중심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희주라는 인물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감독님께서 '박보영 같은 이미지의 배우가 욕망을 가지면 오히려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금괴가 손에 들어와도 다시 돌려줄 것 같은 사람이 점점 욕망에 잠식되는 모습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이야기해주셨는데 그 말이 크게 남았던 것 같습니다."

골드랜드
디즈니+ '골드랜드' 박보영/디즈니+
희주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피폐해진다. 목숨을 건 도피를 이어가고 누구도 쉽게 믿지 못하게 된다. 박보영은 이런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체중 감량까지 감행해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다. "살을 너무 많이 빼다 보니까 촬영 내내 기운이 없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 상태 자체가 희주 후반부 감정과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정말 지쳐 있는 사람처럼 보이더라고요."

총격 장면과 액션 연기 역시 적지 않았다. 박보영은 "총이 생각보다 너무 무거워서 놀랐다. 감정 연기 외에도 기술적으로 신경 써야 할 게 정말 많았다"면서 "'액션 배우분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걸 하시는 걸까' 새삼 존경하게 됐어요. 저는 하면서 계속 감탄했던 것 같습니다."

극 중 희주와 대립하는 박 이사 역은 배우 이광수가 맡았다. 평소 친분이 있는 사이였지만 작품 안에서는 거칠게 부딪히는 장면들이 많았다. 분장을 하고 등장한 그의 모습에 "진짜 무서웠다"고 설명했다.

"키 차이도 워낙 많이 나고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꿈에 나올 것 같다'는 생각까지 했죠. 그런데 워낙 친한 사이라 액션 장면에서는 오히려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어요. 더 세게 흔들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고요."

희주를 둘러싼 인물 관계에 대한 해석도 직접 전했다. 마지막까지 묘한 감정을 이어가는 우기(김성철)에 대해서는 "제가 보기에는 사랑이었다"면서 "과거 연인이었던 도경(이현욱)은 금속 탐지기를 들고 전당사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정이 뚝 떨어졌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박보영은 배우로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기도 했다. 지난해 '미지의 서울'로 백상예술대상 방송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받은 그는 그동안 작품마다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여전히 조심스럽고 겸손한 마음으로 작품을 대하면서 앞으로도 새로운 장르와 인물을 계속 만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항상 작품을 할 때마다 제 가치와 쓰임을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사실 평소에는 상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인데 이번만큼은 조금 의미를 둬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뭔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면 지금은 꾸준히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는 걸 조금씩 배우고 있는 것 같고 팬분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박보영
박보영/BH엔터테인먼트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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