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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임박”이라더니…미·이란 종전협상 다시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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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6. 05. 28. 14:36

미군, 이란 군사시설 공습·드론 격추
핵·제재·해협 통제 놓고 막판 이견 노출
화면 캡처 2026-05-28 140318
25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드론으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수많은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로이터 연합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28일(현지시간)로 석 달째에 접어든 가운데 한때 '합의 임박' 분위기까지 연출됐던 종전 협상은 예상보다 험로를 걷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측이 종전 양해각서(MOU) 초안을 주고받으며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충돌이 재연되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군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항행과 미군 병력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이란 내 군사 시설 한 곳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또 이란 측 공격용 드론 4대를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번 공습 대상이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의 드론 지상관제소였다고 보도했다. 해당 시설은 이란이 다섯 번째 공격용 드론을 출격시키려던 장소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5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군이 제한적 대이란 공습을 단행한 이후 이틀 만에 다시 이뤄진 군사 행동이다.

이란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미국의 공습 직후 미 공군기지를 겨냥한 보복 공격을 실시했다고 이란 관영 매체들은 전했다. 이란 국영매체들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이날 새벽 미국 측 공습의 발진 거점으로 판단한 공군기지를 표적 삼아 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미국의 군사 행동을 "침략"이라고 규정하며 "같은 공격이 반복될 경우 훨씬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그 책임은 침략자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혁명수비대는 구체적인 공격 지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같은 날 쿠웨이트 영공에서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이 포착되면서 쿠웨이트 내 미군 시설이 실제 표적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쿠웨이트군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현재 적대적인 미사일·드론 공격에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쿠웨이트에는 미군이 주둔 중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가 위치해 있다. 이란이 중동 내 미군 거점을 공격할 경우 가장 유력한 피격 대상 가운데 하나로 꾸준히 거론돼온 곳이다.

미국과 이란은 현재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초안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주 들어 미군의 대이란 군사 공격이 두 차례 이어지면서 휴전 유지와 협상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양측에서는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당국자 발언과 보도가 잇따라 나왔지만, 실제로는 대이란 제재 해제와 핵물질 처리, 호르무즈 해협 통제 방식 등을 둘러싼 입장 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협상 낙관론과 함께 신중론도 동시에 고개를 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이란과의 협상 상황에 대해 "그들은 아직 우리가 만족할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다시 돌아가 끝장내야 할 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은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군사 압박 카드 역시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협상과 동시에 대이란 경제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과 관련 개인·단체를 특별지정국민 및 차단대상(SDN) 명단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페르시아만해협청은 이란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리 명목으로 설립한 기관이다. 미국은 이 기관이 선박 통항 승인 과정에서 선박당 최대 200만 달러의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SDN 제재 대상이 되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금융 거래도 제한된다.

이번 추가 제재는 미군이 이틀 만에 다시 대이란 군사 행동에 나선 직후 발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협상과 군사 압박, 경제 제재가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이란을 상대로 이른바 '경제적 분노(Economic Fury)' 작전을 진행 중이다. OFAC는 이달 11일과 19일에도 각각 이란산 원유의 대중국 수출을 지원한 개인·기업과 이란의 그림자 금융망 관련 기업들을 대거 제재한 바 있다.

이란은 앞서 27일 미국의 중동 주둔 병력 철수와 해상 봉쇄 해제를 담은 MOU 초안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며 미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제한적 충돌이 다시 확전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양측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란이 미군 공습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동 긴장이 다시 확대 국면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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