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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완화 발판 삼는 이란…극심한 경제난·레바논 분쟁 등 여전히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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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6. 06. 2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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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완화로 석유 수출 길 열려…이란 국영 유조선 최소 3000척 이미 출항
하이퍼인플레이션, 수뇌부 공백 등 내부 경제·정치 위기 여전
전문가, 연내 실질적 핵 합의 도출 불투명
SWITZERLAND DIPLOMACY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이슬람 의회 의장(중앙)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인근 뷔르겐스톡 리조트에서 열린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EPA 연합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의 양해각서(MOU) 체결로 제재가 일부 완화하자 이란은 유조선을 출항시키는 등 석유 수출 재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레바논 내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저지하기 위한 외교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실리 이면에는 극심한 내부 경제난,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미국·이란 간 이견, 레바논 분쟁이라는 삼중고가 이란을 여전히 압박하고 있음을 지적한다고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지도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고강도 공습에도 정권을 유지했다는 점을 들어 대내외에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능력을 지렛대로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모양새다.

MOU의 구체적 효과는 석유 시장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해운 정보 업체 로이즈 리스트 인탤리전스(Lloyd's List Intelligence)에 따르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가 해제되면서 이미 최소 3000척의 이란 국영 유조선이 출항했다. 이란은 지난 5일간 약 18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에 따라 한때 배럴당 110달러 선을 웃돌던 브렌트유가 80달러 선으로 떨어지는 등 국제 유가 안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란은 이번 협정으로 유령 선단을 통해 중국 등에 저가로 석유를 매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제값을 받고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는 경제적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실리가 오랜 기간 축척된 이란 내부의 위기를 단기간 내에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개월 지속된 인터넷 차단 조치가 해제되면서 이란 사회 내부의 심각한 민생고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현재 이란 리알화 가치는 달러당 150만 리알 선을 돌파하며 사실상 화폐의 가치를 상실한 수준이라고 AP는 전했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홀리 다그레스 선임 연구원은 이번 전쟁으로 최소 1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정부의 고질적인 관리 부실과 부패,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그 부담이 배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지난 2월 28일 공습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수뇌부가 사망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졌다. 새로운 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체제 내 강경파는 이번 협정을 승인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강경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외적 변수 역시 협상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지속되고 있으며, 핵 협상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과 이란 간 입장 차이와 이란 내부의 정치적 압박을 고려할 때, 연내 실질적인 핵 합의 도출은 불투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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