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오히려 하락…태국 g당 20달러→13.5달러, 인니 40%↓
마약 조직,·온라인 사기·돈세탁으로 사업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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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매체 CNA에 따르면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 '동아시아·동남아 합성마약: 2026 최신 동향과 과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5년 한 해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압수량은 349t(톤)으로 전년보다 48%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 규모다. 케타민 압수량도 52.5t으로 1년 만에 185% 치솟았다.
압수 실적만 보면 단속이 성과를 낸 듯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반대로 해석한다. 잡아들인 양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 풀린 물량 자체가 많아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누알노이 트리랏 출라롱콘대 아시아연구소장은 "당국이 더 많은 마약을 잡아내고 있지만 밀매조직은 그보다 더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고 짚었다.
단속으로 인해 공급이 줄었다면 값이 올라야하지만, 동남아 주요 시장의 메스암페타민 가격은 거꾸로 떨어지고 있다. 미얀마는 g당 6달러(약 9200원)에서 5.55달러(약 8500원)로 내려 역내에서 가장 쌌고, 태국은 1년 사이 g당 20달러(약 3만800원)에서 13.5달러(약 2만800원)로 가장 가파르게 하락했다. 인도네시아는 g당 134달러(약 20만6000원)에서 79달러(약 12만2000원)로 40% 넘게 빠졌다. 국제위기그룹(ICG)의 호시 미얀마 선임고문은 "압수하는 마약의 양이 바다의 물방울 한 점에 불과하다는 뜻"이라 지적했다.
공급이 마르지 않는 이유는 마약 생산 거점이 국가 권력이 닿지 않는 곳에 있기 때문이다. 압수량의 대부분은 동남아에 집중됐고, 태국 한 곳이 지난해 메스암페타민 159t 이상을 압수해 역내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물량이 흘러나오는 발원지는 따로 있다. 무장세력과 조직범죄가 오랫동안 뿌리내린 미얀마 샨주다. 호시 고문은 "미얀마가 동남아 초국가 조직범죄의 심장부"라고 짚었다.
거점을 손에 쥔 범죄조직은 이제 단순 마약만 파는 집단이 아니다. 이번 보고서가 가장 주목한 변화는 마약 제조에서 사기 단지, 돈세탁, 사이버범죄로 이어지는 하나의 '범죄 경제권'이 형성됐다는 점이다. 수직계열화와 돈세탁, 프랜차이즈, IT 지원 같은 사업 구조가 자리 잡았고, 마약 밀매는 이렇게 다각화된 범죄 생태계의 한 수익원에 불과한 것이다.
기업처럼 움직이는 마약 조직들은 더 비싼 시장을 찾아 판로를 넓히고 있고 한국도 그 표적에 들어왔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심인식 UNODC 동남아·태평양 지역사무소 선임 분석관은 한국과 일본의 마약 수요가 전통적으로 낮았지만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며, 가격이 높은 두 나라를 밀매조직이 '프리미엄 시장'으로 노린다고 경고했다.
실제 한국에서 항공 여행객을 이용한 메스암페타민 밀반입 압수량은 2024년 106㎏에서 지난해 199㎏으로 1년 새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그는 "한국은 줄곧 마약 문제에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왔지만, 이제 동남아발 공급 확대가 자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의 단속이 시장을 잡지 못하는 사이, 그 여파가 한반도까지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