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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대통령과 법무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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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6. 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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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사회부장
'토요일 밤의 학살'은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의 관계를 논할 때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사례다. 워터게이트 사건 수사가 한창이던 1973년 10월 20일,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은 아치볼드 콕스 특별검사의 해임을 전격 지시했다. 콕스 특검이 백악관 녹음테이프를 요구하는 등 대통령을 옥죄어 오던 때였다. 그러나 엘리엇 리처드슨 법무부장관은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하고 사임했다. 뒤이어 윌리엄 러클스하우스 법무차관도 옷을 벗었다. 여론은 크게 반발했고 의회는 탄핵 논의를 본격화했다. 결국 닉슨 대통령은 1974년 8월9일 사임했다. 이 사건을 두고 당시 언론은 "법무부장관이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7조 제1항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의 충성 대상은 인사권자가 아니라 국민이다. 특히 법무부장관은 진실 규명-책임자 처벌과 직결되는 검찰을 지휘·감독한다. 따라서 법무부장관은 대통령보다 헌법과 사회정의를 우선해야 한다. 법무부장관의 책무는 권력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으로부터 법을 보호하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떤가. 정부여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삭제'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대표적인 방안이 '공소취소'다. 이 대통령 사건을 재판도 거치지 않고 애초부터 없던 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국면에서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헌법의 방패'가 아닌 '대통령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 정 장관은 이 대통령 사건과 관련해 징계권과 인사권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마음껏 휘두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 장관은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항소포기'를 비판한 정유미 검사장을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으로 강등했다. 정 검사는 내부 통신망에 "검찰 역사상 가장 치욕적으로 권력에 굴복했다"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6월 11일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며 이 인사를 취소했다. 재판부는 "매우 이례적인 인사로, 피고(정 장관)는 원고(정 검사)의 '자발적 사직'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정 장관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의 직무 정지 기간을 무기한 연장했다. 박 검사에게 해임 등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려 공소취소의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오히려 법원은 같은 달 20일 '연어 술 파티' 의혹을 제기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위증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이 판결로 검찰이 이 대통령 사건을 '조작기소'했다는 정부여당의 주장은 치명상을 입었다.
그러나 정 장관은 공소취소를 위한 단계를 하나하나 밟아가고 있다. 법무부는 같은 달 24일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를 발족해 이 대통령 사건의 '검찰권 남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공소취소를 밀어붙일 수 있다.
법무부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유신헌법 제정에 참여한 공로로 1973년 받은 홍조근정훈장의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권력을 위해 법을 왜곡한 공직자의 말로다.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All The President's Men)'일지라도 법무부장관은 달라야 한다. 리처드슨 장관은 사임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법무부장관으로서 나는 법과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대통령의 명령이 그 원칙에 반할 때, 나는 그 명령을 따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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