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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세계 1위’ K-조선의 숙제…LNG선 기자재 국산화는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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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6. 06. 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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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경쟁 갈수록 치열
중국 추격·일본 재진입
"기자재 생태계 육성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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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이 독자 개발한 LNG 연료공급용 고압펌프.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은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핵심 기자재는 아직 해외 기술 의존도가 적지 않습니다. LNG선을 많이 수주하는 것만으로는 국내 경쟁력을 온전히 확보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이 LNG 연료공급용 고압펌프 국산화에 성공한 것도 단순한 제품 개발을 넘어 국내 기자재 생태계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LNG 연료공급용 고압펌프에 대한 형식 승인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회사는 프리텍과 성문 등 국내 중소 기자재 업체와 공동으로 제품을 제작·패키지화했습니다. 현재까지 국내외 조선소를 대상으로 70여척분의 공급 계약도 확보했습니다.

조선업계가 기자재 국산화에 공들이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글로벌 LNG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22척 가운데 13척을 중국 조선소가 수주했습니다. 일본도 최근 7년 만에 LNG선 건조 재개를 선언했습니다. 한동안 시장에서 멀어졌던 일본이 다시 경쟁에 뛰어들 경우 LNG선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문제는 국내 조선사들이 선박 건조 기술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지만 일부 핵심 기자재는 여전히 해외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LNG 화물창입니다. LNG 화물창 원천기술은 프랑스 GTT가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선박을 건조할 때마다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원가 부담도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국산화한 고압펌프 역시 그동안 해외 업체들이 주도해온 분야입니다. 공급망 불안이 발생하면 납기와 유지·보수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만큼 국내 기술 확보의 의미는 적지 않습니다.

올해 4월 출범한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에서 조선사들은 정부에 기자재 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당시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화물창에 들어가는 카고펌프와 액화장치 등 주요 기자재를 여전히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며 "국산 제품을 실제 선박에 적용해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더 많은 선박을 수주하느냐보다 누가 더 많은 핵심 기술과 기자재를 자체 공급망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HD한국조선해양의 고압펌프 국산화도 K-조선이 풀어야 할 '기자재 경쟁력'이라는 숙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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