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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양사 통합’ 숫자는 합쳤지만 경력은 못 합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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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승인 : 2026. 07. 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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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보수는 유지됩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과정에서 내놓은 설명입니다. 완전 합병 이후 서로 다른 임금체계를 하나로 맞추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일부 직원들의 직급을 '초호봉'으로 조정하고, 보전수당을 통해 현재 수준의 연봉을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얼핏 보면 합리적인 절충안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처음 '초호봉'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봉은 그대로라는데, 왜 굳이 호봉을 낮춰야 할까.

1988년 창립 이후 38년간 아시아나항공이라는 이름 아래 일해 온 직원들에게 회사는 단순한 직장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아시아나'라는 이름으로 경력을 쌓고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자부심을 키워온 시간이었습니다. 통합으로 회사 이름이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상실감을 느낄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제시된 설명이 '초호봉'이었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현장의 반응도 직군에 따라 다릅니다. 본사 일반직은 연봉제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아 실제 연봉만 유지된다면 수용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습니다. 반면 객실승무원과 정비, 공항 서비스 등 현장 직원들에게 호봉은 단순한 급여 산정 기준이 아닙니다. 조직에서 쌓아온 경험과 숙련도, 역할과 책임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연봉이 같더라도 10년 넘게 쌓아온 경력이 서류상 '1년 차'로 표시된다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기본급과 호봉의 영향력이 월급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퇴직금과 각종 휴직 급여, 승진 체계 등 여러 인사·보상 제도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기본급을 낮추고 보전수당으로 차액을 메우는 방식이라면 평상시 급여는 유지될 수 있어도 모든 제도에서 동일한 처우가 보장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직원들이 "당장 연봉이 아니라 앞으로의 경력이 걱정된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노사 협의를 통해 충분히 조율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통합 과정에서 협의는 필수입니다. 다만 지금 직원들이 듣고 싶은 것은 원론적인 설명이 아니라, 자신들의 경력과 처우가 어떤 방식으로 보호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일 것입니다.

오는 12월 17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하나의 항공사로 새 출발합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제도, 임금체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통합은 숫자를 맞추는 작업이 아니라 사람을 하나로 묶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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