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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진로·진학, 학교에서 충분히 함께 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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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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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김대선)
김대선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
오는 7월 29일, 학교생활기록부를 취득해 영업 목적으로 거래하거나 이용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학생부의 상업적 이용을 막아 사교육 시장의 불법·불공정 행위를 예방하고 학생부의 공공성과 신뢰성을 지키겠다는 취지다.

법 시행을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이제 학생부 상담은 어디에서 받아야 하나", "사교육 컨설팅을 받지 않으면 입시 준비가 어려워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려온다. 미래가 걸린 입시를 앞두고 느끼는 불안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매일 아이들을 만나며 진로·진학을 함께 고민하는 진로진학상담 교사의 눈으로 분명하게 말하고 싶은 건, 학생의 진로와 진학을 가장 깊이 이해하고 함께 설계할 수 있는 곳은 학교다. 학교는 이미 학생의 성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돕고 응원할 준비가 돼 있다.

많은 사람이 학교의 진로·진학 지도 및 상담을 단순히 '성적에 맞춰 대학을 정해주는' 정도로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지금 학교의 진로·진학 상담은 훨씬 넓은 의미를 갖는다. 학생의 진로 탐색에서 시작해 고교학점제에 따른 과목 선택, 학업 설계, 학생부종합전형 준비, 수시·정시 지원 전략까지 고등학교 3년을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한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일이 아니라 학생의 배움을 설계하는 일이 학교 상담의 본질이다.

특히 고교학점제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서 학교 상담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어떤 과목을 선택할지, 그 선택이 진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부족한 부분은 어떤 배움으로 보완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은 학생부가 완성된 뒤 결과를 분석하는 방식으로는 대신하기 어렵다. 학생이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며 그때그때 필요한 선택을 돕는 일이 학교 상담의 가장 큰 역할이다.

학교 상담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학생부에 적힌 문장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문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안다는 데 있다. 교사는 학생이 수업에서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 친구들과 어떻게 협력했는지, 어려운 과제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결하려 했는지, 실패를 어떻게 극복하며 성장했는지를 오랜 시간 지켜본다. 학생부는 그러한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지는 성장의 기록이다.

실제로 공학 분야를 희망했지만 물리학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진로에 자신감을 잃었던 학생이 있었다. 성적만 본다면 목표를 낮추라는 조언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교사들은 그 학생이 실험 과정에서 뛰어난 탐구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상담을 통해 공동교육과정과 심화 탐구 활동을 연계하도록 지도했고, 학생은 자신의 강점을 살리며 진로에 대한 확신을 되찾았다. 이렇듯 학교 상담은 현재의 성적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성장 가능성을 함께 발견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상담은 교사 한 명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담임교사와 교과교사, 진로진학상담교사가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함께 살피고, 필요한 경우 학교 안에서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상담을 진행한다. 학생을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한 여러 교사의 시선이 모일 때 비로소 학생 한 사람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이것은 짧은 상담이나 기록만으로는 대신할 수 없는 학교만의 강점이다.

학교생활기록은 대학 입시를 위한 서류가 아니라 학생이 학교에서 배우고 고민하며 성장해 온 시간을 담은 기록이다. 그래서 그 기록의 의미를 가장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학생과 함께 시간을 보낸 학교의 교사다. 학교생활기록의 상업적 이용을 제한하는 이번 제도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또 다른 불안이 아니라 학교를 더욱 신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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