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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반도체 역대급 호황에도 청년 취업문 더 좁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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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2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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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기자
정부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대폭 상향했다. 불과 반년 전 제시한 2.0%에서 1.0%포인트나 높인 수치다. 정부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한국 경제는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전년보다 2750달러(7.6%) 늘어난 3만9164달러로 추산됐다. 현재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년에는 1인당 GDP 4만 달러 시대도 가시권에 들어온다.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으로 촉발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역대급 수출 호황으로 이어지며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성장의 온기가 고용시장까지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청년들의 취업 문은 더 좁아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는 48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9000명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이 이어지던 202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히 20~30대 대졸 실업자는 30만9000명으로 전체의 64.2%를 차지했다.

이처럼 경제는 성장하는데 청년 일자리는 줄어드는 현상은 이번 반도체 호황이 예전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과거 반도체 호황기에는 생산라인 증설과 대규모 설비투자, 협력업체 확대가 함께 이뤄지면서 고용 창출 효과도 컸다. 그러나 AI 시대의 반도체 산업은 자동화와 초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막대한 수출과 이익을 창출하면서도 그 성과가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는 정도는 과거보다 훨씬 제한적이다.

실제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실적과 고용 현황을 비교할 수 있는 282개사를 분석한 결과, 반도체를 포함한 IT·전기·전자 업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힘입어 각각 34.4%, 2740.5% 증가했지만 고용은 0.6%(1727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생산성과 수익성은 크게 높아졌지만 고용 효과는 사실상 제자리였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청년들의 좌절이 단순히 취업난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취업이 늦어질수록 결혼과 출산은 미뤄지고, 주택 구입과 자산 형성도 어려워진다. 이는 저출생과 내수 부진,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성장의 과실이 미래세대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높은 성장률도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정부가 반도체와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방향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경제정책의 목표가 성장률 제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첨단산업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양질의 청년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인재 양성, 신산업 창업 지원, 서비스산업 혁신,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경제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성장 자체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다. 경제가 3% 성장하고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넘어선다 해도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그 성장은 결코 온전한 성공이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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