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버리지 ETF의 가장 큰 문제는 기초자산의 주가 흐름을 수급 구조가 역전시키는 '본말전도' 현상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지수 하락 시 하루 목표 배수를 맞추기 위해 주식을 추가 매도해야 하는 '숏감마(Short Gamma)'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업의 펀더멘탈과 상관없이 주가가 떨어질수록 추가 매도 물량이 쏟아진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3일 SK하이닉스 급락 당시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으로만 약 50억 달러(약 7조 4000억원)의 매도 물량이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당일 해당 종목 전체 거래대금의 18% 수준이다.
이 같은 구조는 개인 투자자의 손실로 직결됐다. 22일 기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6월 고점 대비 65% 이상 하락했다. 고위험 매매 속 신용 거래를 동원한 개인들의 일평균 반대매매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한달새 82% 급증했다. 지난 16일까지 코스피 일중 평균 변동률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레버리지(꼬리)가 코스피 시장 전체(몸통)를 흔드는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발표하고 나섰다.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고 매매단위도 20좌로 확대하는 등의 규제안이다. 하지만 소액 투자자의 진입 문턱만 높였을 뿐 주가 하락시에 커지는 변동성을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이미 10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된 레버리지를 상폐시키기엔 국내 증시의 신뢰성 하락 문제가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상품 출시 이후 한 달 반만에 이번 대책이 나왔다는 점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사실 출시 당시부터 업계 우려가 컸던 상품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코스피의 시가총액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초대형주다. 이를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 출시되고 개인투자자들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증시에 큰 리스크였다. 출시 이전에 충분히 논의하고 준비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당국이 내놓은 대책이 시장에서 사실상 효과를 보이지 않자, 정부는 또다시 대책을 내놓으라며 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충분한 논의 없이 속도에만 매몰된다면 다음에 나올 조치 또한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레버리지는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상품인 만큼 당국은 속도전이 아닌, 충분한 리스크 검증 및 정책적 숙고를 거쳐 향후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