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핵잠 기항 막으면 핵우산 약화"…연말 안보문서 개정 때 '반입금지' 수정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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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히로시마 평화기념식에서 "일본은 비핵 3원칙을 견지하고 있으며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사명이 있다"고 말했다. 역대 총리들이 "비핵 3원칙을 견지해 나가겠다"고 미래의 방침까지 약속했던 것과 달리 다카이치는 현재 상황만 설명했다. 총리 주변에서는 행사 전날까지 연설문을 고쳤다는 증언도 나왔다. 단순한 표현상의 차이가 아니라 다카이치의 의도가 반영된 문장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카이치 총리는 행사 뒤 기자회견에서도 "정부는 비핵 3원칙을 정책 방침으로 견지하고 있다"고 반복했다. 그러나 연말 개정을 추진하는 국가안보전략 등 안보 관련 3개 문서에 비핵 3원칙을 계속 명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예단을 삼가겠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만들지 않으며, 일본 안으로 반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의 국회 답변에서 출발해 일본의 '국시'로 불려왔다. 다카이치가 문제 삼는 부분은 세 번째인 '반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그는 총리 취임 전인 2024년 저서에서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제조하지 않는 두 원칙은 유지해야 하지만, 반입 금지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 잠수함의 일본 기항까지 인정하지 않으면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다카이치는 2022년 현행 안보 관련 3개 문서가 만들어질 때도 '비핵 3원칙을 견지한다'는 문구를 넣는 데 반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말 개정 과정에서 비핵 3원칙 전체를 폐기하기보다 '반입하지 않는다'는 부분을 수정하거나 문서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본유신회도 미국이 2030년대 도입할 새로운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을 염두에 두고 반입 금지 원칙을 현실에 맞게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는 "반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논의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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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본 정부 안에서는 신중론도 강하다. 기존 정부 해석으로도 국가 존립이 걸린 비상사태에는 미국 핵무기 탑재 함정의 기항을 예외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 자민당 안에서는 일본이 이미 사실상 '2.5개 원칙'을 운용하고 있어 굳이 정치적 논란을 감수하면서 원칙을 고칠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일본에 핵무기 반입 허용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는 상황에서 원칙을 손대면 중국과 북한에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비판할 명분만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자민당은 방위비 증액과 장거리 미사일 등 다른 현안을 우선하며 안보문서 개정 제언에는 비핵 3원칙 재검토를 넣지 않았다.
일본의 변화는 한국에도 직접적인 안보 변수가 된다. 한국은 한미 핵협의그룹을 통해 미국의 핵전력 운용과 확장억제 전략을 협의하고 있다. 한미 양국도 미국이 핵을 포함한 모든 역량으로 한국을 방어하고 핵협의그룹을 통해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일본이 미군 핵무기의 일시적 반입이나 핵무기 탑재 함정의 기항을 허용하면 미국은 동북아에서 핵전력을 운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이는 북한과 중국을 겨냥한 억제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한미와 미·일이 별도로 운영해온 핵우산 체제의 역할과 형평성을 둘러싼 논쟁을 부를 수 있다.
특히 일본이 미국 핵전력의 운용 공간을 제공할 경우 한국에서도 전술핵 재배치나 핵 공유, 독자 핵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본의 비핵 3원칙 수정이 곧바로 일본이나 한국에 미국 핵무기가 상시 배치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카이치가 히로시마에서 의도적으로 미래형 표현을 피한 것은 일본의 핵무장을 선언한 것이 아니라 미국 핵우산의 운용을 막는 제약을 줄이겠다는 신호에 가깝다. 연말 안보문서에 어떤 문구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일본의 전후 핵정책뿐 아니라 한미일 확장억제 체제도 새로운 논쟁에 들어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