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월드컵 황제’ 인판티노 최대 위기… 64개국은커녕 48개국 체제도 흔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810010003101

글자크기

닫기

천현빈 기자

승인 : 2026. 08. 10. 14:44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민영화 추진에 UEFA·AFC·CONCACAF 집단 반발
'월드컵 확대' 앞세운 인판티노 리더십도 최대 위기
clip20260810141843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최근 월드컵 민영화 정책을 내세웠다가 전 세계적인 반발 여론에 부딪혀 퇴진 압박에 놓였다. /AFP·연합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벼랑 끝에 몰렸다. 월드컵을 앞세워 FIFA의 영향력과 수익을 동시에 키우려던 구상이 유럽을 넘어 주요 대륙축구연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민영화 추진을 한발 물렸지만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월드컵 보이콧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인판티노 체제를 정면으로 겨냥하면서다. 인판티노 회장 집권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발단은 FIFA가 추진한 이른바 월드컵 '민영화' 구상이다. FIFA가 월드컵 관련 사업과 권리를 민간 투자자에게 일부 개방해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안이 알려지면서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FIFA가 월드컵을 단순한 축구대회가 아닌 거대한 투자 상품으로 확대하려 한다는 우려가 커졌다. 특히 유럽 클럽과 각국 축구계의 이해관계가 얽힌 월드컵을 FIFA가 독점적으로 상업화하려 한다는 반발이 거셌다.

UEFA의 반발은 강경했다. 여기에 아시아축구연맹(AFC),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등 주요 대륙연맹도 FIFA의 구상에 제동을 걸면서 인판티노 회장은 고립될 처지에 놓였다. 결국 FIFA는 민영화 추진에서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UEFA는 이를 완전한 승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영화 철회와 별개로 FIFA의 의사결정 구조와 인판티노 회장의 리더십을 문제 삼으며 압박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특히 '월드컵 보이콧'이라는 초강수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은 인판티노에게 뼈아프다. 월드컵은 FIFA의 가장 강력한 권력 기반이다. 유럽이 대회 참가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 현실화하면 FIFA의 권위는 물론 월드컵의 상업적 가치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인판티노 회장으로서는 민영화 정책 하나를 접는 것으로 사태를 봉합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이번 사태가 주목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인판티노 회장이 줄곧 추진해온 '월드컵 확대' 전략에도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인판티노 체제에서 월드컵은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됐다. 2026 북중미월드컵은 사상 처음 48개국 체제로 치러졌고, 참가국과 경기 수가 늘면서 FIFA가 기대했던 외연 확장 효과도 확인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64개국 월드컵까지 검토하며 대회의 몸집을 더욱 키우려 했다.

하지만 민영화 사태는 이 같은 확장 전략에 의문을 던졌다. 참가국을 늘리고 경기 수를 확대하는 방식이 축구의 세계화를 위한 것인지, FIFA의 수익과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대륙연맹과의 관계가 틀어진 상황에서는 64개국 확대안을 밀어붙일 동력도 약해진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48개국 체제의 지속 가능성까지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다. 월드컵 참가국 확대는 축구 저변을 넓힌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회 기간과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선수들의 피로도와 일정 부담 역시 커진다. 유럽 클럽들은 이미 대표팀 대회와 국제클럽대항전이 지나치게 많아졌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다. FIFA와 대륙연맹의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더 크게, 더 많이'라는 인판티노식 월드컵 확대 전략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48개국 체제가 32개국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48개국 체제가 첫선을 보인 만큼 대회 흥행과 경제적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적어도 월드컵 확대가 더 이상 FIFA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유럽을 비롯한 대륙연맹과 선수, 클럽의 이해관계를 설득하지 못한다면 참가국 확대 자체가 거센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인판티노 회장이 민영화 카드는 일단 접었지만 UEFA는 물러서지 않고 있고, 주요 대륙연맹까지 등을 돌린 상황이다. 인판티노 회장이 이번 위기를 넘지 못한다면 64개국 월드컵은 물론 자신이 야심 차게 키워놓은 48개국 월드컵마저 재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월드컵을 키운 회장'으로 남으려던 인판티노의 앞날이 오히려 월드컵의 몸집부터 줄여야 하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린 형국이다.
천현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