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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경영진부터 AI 이해해야”…현대차그룹, AI 전사적 전환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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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8. 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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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AX성과 발표회 개최
2018년 이후 디지털전환 지속 추진
DX 성과 위에 AI 전환 결합해
"AI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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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바이브 코딩 관련 발표를 듣고 있다./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경영진이 해봐야지. AI를 이해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실 정도였죠. "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 담당 사장은 1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에서 정의선 회장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진 사장은 "정 회장께서 직접 '바이브 코딩'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며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 배우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었는데, 회장님이 다시 연락해서 '경영진이 해야지. AI를 이해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2018년 'IT기업보다 더 IT기업 같은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한 뒤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DX)을 이끌어왔다. 이제 현대차그룹은 그 위에 AI 전환(AX)을 더하며 AI를 조직 전체가 직접 이해하고 활용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진 사장은 "정 회장님께서 AI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 가능성과 그 한계에 대한 인지를 할 수 있었던 부분을 가장 인상 깊어 하셨다"고 말했다.

이같이 지난 8년간 DX와 AX 전환을 이뤄온 현대차그룹의 여정에는 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고경영진이 직접 AI를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AX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AI보다 먼저 바꾼 것은 '일하는 방식'

현대차그룹이 이날 강조한 AX의 출발점은 역설적으로 AI가 아니었다. DX를 통해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데이터 체계를 먼저 바꿨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부터 업무 관리 플랫폼 지라(JIRA), 공동 문서 작성·지식 공유 플랫폼 컨플루언스(Confluence) 등을 도입하고 글로벌 전 사업장에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 'M365'를 적용했다.

(사진1)현대차그룹, 전사 DX·AX 여정과 성과 공개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 담당 사장은 1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현대차그룹
진 사장은 "DX와 AX를 단순히 툴을 도입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장 중요한 변화는 정보와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PC에 자료를 보관하고 필요할 때 공유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업무 과정과 결과물을 조직의 자산으로 축적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는 AI가 활용할 수 있는 조직의 지식으로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생산·품질·판매 등 전 밸류체인에 흩어진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연결하는 '글로벌 원 데이터 파이프라인'도 구축하고 있다.

이상홍 정보보안2실 상무는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는 것보다 표준화된 데이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 직원 80% AI 활용…젠슨 황에게도 물었다
2022년 말 챗GPT 등장 이후 현대차그룹의 AX는 본격적으로 속도를 냈다. 당시 진 사장은 LLM의 가능성과 파급력을 고려해 임직원들이 안전하게 AI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그 결과물이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챗 프로'다.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H 챗 프로'는 보안 환경에서 챗GPT, 구글 제미나이, 앤트로픽 클로드 등 외부 LLM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난달 기준 이용자는 3만명을 넘어섰으며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 임직원의 약 80%가 이를 활용 중이다.

최근에는 비개발자 직원들이 AI를 활용해 업무용 에이전트를 직접 만드는 단계까지 확산됐다.

진 사장은 "지난번에 현업에서 바이브 코딩을 통해 간단한 웹페이지로 요구사항을 저희 ICT 쪾에 전달해줘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며 "사실 요구사항을 협의하는 데 굉장히 많은 시간을 쏟는데, 바이브 코딩을 통해 원하는 걸 명확하게 알려주니까 협의 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등 긍정적 영향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사진5)현대차그룹, 전사 DX·AX 여정과 성과 공개
1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에서 (왼쪽부터) 현대차 제네시스고객경험팀 장영석 책임매니저, 현대차·기아 ICT담당 진은숙 사장, 정보보안2실 이상홍 상무, 웹프론트엔드개발팀 서창윤 책임매니저가 발표하는 모습./현대차그룹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예상하지 못한 해프닝도 있었다. 진 사장은 비개발자가 만든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문서 5000개를 삭제한 일화를 소개했다. 다행히 복구했지만 정상화하는 데 이틀이 넘게 걸렸다고 설명했다.

진 사장은 이 경험을 최근 사옥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게도 물었다고 했다. 그 역시 엔비디아 내부에서 AI 에이전트를 통제하는 데 '혼란'(Chaos)을 겪고 있다며, 중요한 업무는 폐쇄된 환경 안에서만 AI가 작동하도록 관리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진 사장은 "AX가 어디까지 갔느냐고 질문할 때 우리는 어디까지 겪어봤느냐고 묻는 편"이라며 "아무 문제도 없었다는 것은 아직 해보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다.

◇"AI 제대로 쓰는 기업으로"…피지컬 AI로 확장

현대차그룹은 AX를 AI 기술 자체가 아닌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조직 역량으로 정의하고 있다.

제조 현장에서는 차량 식별번호(VIN)를 AI로 인식해 연간 52억4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으며, 약 70개 글로벌 생산 거점에 적용했다. 대차 이동 경로를 최적화하는 AI 기술은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줄였다. 고객 리뷰 대응도 AI를 통해 처리 시간을 35분에서 5분으로 단축했으며, 현재 전체 리뷰의 85% 이상을 AI 기반으로 처리하고 있다.

향후에는 차량과 로보틱스, 제조·서비스 현장 등 물리적 세계로 AX를 확대해 피지컬 AI 경쟁력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진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디지털 전환과 AI 전환은 도구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연결한 뒤 그 위에 AI를 얹은 것"이라며 "AI뿐 아니라 앞으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빠르게 배우고 현장에 적용해 성과로 연결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의 목표는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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