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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제품 많이 만들수록 불리’…석화업계, 설비 감축 이후가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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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8. 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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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합성고무 이익률 19.2%·롯데 기초화학 0.1%
LG화학 NCC 가동률 50%대에도 석화 흑자…제품·원가구조 따라 수익성 격차
정부 주도 범용설비 감축 본격화, 고부가 중심 재편 집중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롯데케미칼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개선되면서 정부 주도로 진행 중인 설비 감축 이후의 과제도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중국발 공급과잉에 대응해 나프타분해시설(NCC) 등 범용 석유화학 생산능력을 줄이는 작업에 들어갔지만 설비 감축만으로 수익성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분기 실적에서는 같은 시장 환경에서도 원가 경쟁력과 제품 포트폴리오에 따라 업체별 수익성이 크게 갈렸다. 범용설비 감축 이후 고부가 제품의 이익 기여도를 얼마나 높일지가 구조개편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의 석유화학 관련 사업은 2분기 전년 동기 또는 전분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 중동발 공급 불안으로 제품 확보 수요가 늘고 원료가격 변동에 따른 래깅 효과와 제품 스프레드 변화가 손익에 반영됐다. 다만 업체별 개선 폭에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금호석유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실적 차이가 대표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 영업이익 33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419.9%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합성고무에서 189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합성고무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2.0%에서 19.2%로 상승했다. 공급 차질에 대비한 고객사의 물량 확보와 NB라텍스 수요 증가로 제품 스프레드가 확대된 영향이다.

롯데케미칼은 연결 기준 110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지만 기초화학 부문의 수익성은 달랐다. 매출 3조9403억원에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0.1%에 그쳤다. 중동 전쟁 이후 납사 가격이 4~5월 상승한 뒤 6월 급락하면서 기초소재와 LC타이탄에서 각각 약 1000억원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5~6월에는 역래깅 효과도 나타났다.

두 회사의 수익성 차이를 단순히 범용제품 생산량의 차이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를 중심으로 제품가격 상승과 수요 확대 효과를 누린 반면 롯데케미칼 기초화학은 납사 가격 변동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과 역래깅 영향을 받았다. 같은 석유화학 업황에서도 원료 조달 구조와 제품 구성, 수요처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2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것이다.

LG화학도 생산량과 수익성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사례다. 2분기 석유화학부문에서 약 42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LG화학의 NCC 가동률은 1분기 70% 중반대에서 3월 말 여수공장 가동 중단 이후 50%대로 낮아졌다. 여수 2NCC 가동 중단으로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긍정적인 재고 래깅과 제품 스프레드 확대 등이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역시 2분기 영업이익 871억원으로 전분기 341억원보다 155% 증가했다. 결국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생산능력 확대보다 제품가격과 원료비 사이의 마진, 재고 운용과 제품 포트폴리오가 수익성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 주도의 석유화학 구조개편도 범용제품 생산능력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범용제품의 수익성이 장기간 악화된 만큼 업체별 이해관계를 조정해 NCC 설비를 통합·감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다만 설비 감축 이후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원가 경쟁력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LG화학은 GS칼텍스와 여수 석유화학 사업재편을 협의하며 연내 정부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시에 전기차용 고성능 합성고무 SSBR과 반도체용 IPA, 초고중합도 PVC 등 고부가 제품의 매출 비중을 올해 10% 수준에서 2030년 25%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정부 주도의 설비 감축에 대응하는 동시에 남는 생산설비의 수익성을 높이는 작업을 병행하는 것이다.

롯데케미칼도 대산·여수 사업재편과 고부가 소재 투자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대산 사업재편 과정에서 약 1조6000억원의 차입금 이관을 완료했고 여수에서는 관계사들과 통합 운영체계 구축을 협의하고 있다. 순천·광양에는 3061억원을 투자해 ABS·PC 등 연산 50만톤 규모의 컴파운딩 생산능력을 구축한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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