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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의 환호 속에서도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이번 반등이 K-바이오 자체 경쟁력으로 만든 모멘텀이라기보다,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들이 쏘아 올린 호재에 편승한 반사이익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반등의 배경에는 해외발 희소식이 자리 잡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Enhertu)가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임상에 성공하며 관련 섹터를 달궜고, 모더나와 MSD의 맞춤형 mRNA 암 백신 역시 '키트루다'와의 병용 임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국내 mRNA 밸류체인 기업까지 상승세가 번졌다.
불과 한 달 전인 7월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HLB의 간암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받고,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치료제 'TG-C'역시 임상 불확실성이 겹치며 시장의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 국내 기업의 악재에는 시장이 민감하게 흔들리는 반면, 해외 빅파마의 성과에는 관련 기업들이 일제히 들썩이는 모습은 K-바이오가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뒤따르는 '팔로워'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위상과 펀더멘털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단단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위탁개발생산(CDMO) 생산 역량을 확보했고,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알테오젠 역시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꾸는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로 시장 내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K-바이오가 더 이상 글로벌 시장의 변방이 아님을 증명했다.
그러나 글로벌 바이오 패권 경쟁에서 진정한 주도권을 쥐려면 결국 '신약'이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CDMO와 바이오시밀러가 이미 형성된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이라면, 혁신 신약은 새로운 치료 영역을 개척하고 글로벌 치료 기준까지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다. 특허만료로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의 독점적 지위를 영원히 유지할 수 없어 글로벌 빅파마들이 끊임없이 차세대 먹거리 선점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과 경쟁하려면 국내 기업 역시 새로운 작용기전을 앞세운 '퍼스트인클래스'를 내놓으며 시장의 '리더'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산학연이 힘을 모아 연구개발(R&D)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을 개별 기업의 몫으로만 남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첨단바이오를 미래성장동력인 '7대 SEED' 핵심 기술로 지정해 민간과 함께 연구 및 장기투자를 추진할 방침이다.
쉬어갔던 8월을 지나 이제 본격적인 글로벌 학회 시즌과 임상 데이터 발표가 재개된다. 유한양행과 보로노이를 시작으로 에이프릴바이오, 앱클론, 올릭스, 코오롱티슈진 등 줄줄이 글로벌 무대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이들이 내놓을 성과가 해외서 훈풍에 편승하는 걸 넘어, K-바이오 스스로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