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금 상환 어려운데 자금 조달도 쉽지 않아 유예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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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책성 주택담보대출의 원금상환유예 승인 건수는 3만3128건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2023년 1만2649건에서 2024년 2만911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58.4% 증가했다.
원금상환유예는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적격대출 등 정책성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가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을 경우 일정 기간 원금 상환을 미루고 이자만 납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유예된 원금 규모도 증가세다. 2023년 802억6000만원이었던 유예 원금은 2024년 1295억4000만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813억6000만원까지 증가했다.
정책대출 차주들이 기존 대출의 원리금을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추가적인 자금 조달도 쉽지 않아 원금상환유예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금공은 지난해 다자녀 가구와 소상공인에 대한 유예 요건이 새롭게 마련되고 일부 기준이 완화된 점도 승인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원금상환유예 신청 사유를 보면 실직·폐업으로 전체의 51.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자녀 가구가 18.2%로 뒤를 이었으며, 이혼·가족 사망·재난·의료비 지출 등을 포함한 기타 사유가 14.5%였다. 출산은 7.8%, 소득 감소는 4.3%, 소상공인은 2.7%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원금상환유예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승인 건수는 1만4364건, 유예된 원금은 810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차주들이 보유한 전체 대출 잔액은 2조3102억원에 달했다.
정책성 주택대출을 이용하는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정책대출 공급을 줄이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발표한 올해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전체 가계대출에서 정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30% 수준에서 20%까지 단계적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최근 무주택 청년 등을 위한 정책 모기지 상품을 마련하는 등 일부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책대출 공급 규모 자체를 관리한다는 방향성은 유지될 전망이다.
정책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다. 주금공의 보금자리론 금리는 시장금리 상승 등을 반영해 올해 들어 5차례에 걸쳐 총 1.25%포인트 인상됐으며, 현재 상단 금리는 5%대에 이른다.
김재섭 의원은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정책대출을 조이면서 투기 수요가 아닌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지키면서 상환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서민 차주를 보호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