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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첫 세션의 좌장을 맡은 경북대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당일 아침에 갑자기 응급수술이 잡혔기 때문입니다. 외과 의사가 응급수술로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는 일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날 수술은 서울에 있는 병원들을 돌고도 수술할 곳을 찾지 못한 소아 환자가 경북대병원까지 이송된 경우였습니다. 소아의료 기반의 붕괴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행사 시작부터 현실을 드러내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행사장 분위기는 한층 무거워졌습니다.
현장을 찾은 충북대병원 안과 3년 차 전공의의 눈물도 소아의료의 불안한 미래를 보여줬습니다. 소아 분야 지원을 고민하고 있다는 그는 충북대병원에서 교수 한 명이 30년째 소아 안과 진료를 홀로 담당하고 있는 현실을 전하며 "이 길을 선택하면 저도 이렇게 오랜 시간 혼자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습니다.
소아 안과 환자는 울거나 겁을 먹으면 수 시간을 들여도 검사를 마치지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보호자의 역정을 들으며 검사를 계속 시도하고도 진료비는 받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시간과 전문성을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호소가 이어졌습니다. 후배들의 지원이 절실하면서도 열악한 현실로 불러들이기 어려운 침통함에 눈물을 흘리는 선배 의사의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현재 소아 분야에서는 대학병원조차 교수 한 명이 진료와 검사, 수술을 전담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당직과 업무를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없고, 후속 인력이 충원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현재 전국 소아외과 전임의 수는 10명도 되지 않습니다. 이날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후배에게 '사명감'을 가지고 소아 분야에 지원하라는 이야기는 사실상 폭력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소아의료의 명맥은 '끊길 위기'가 아니라 이미 곳곳에서 끊어진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정부 대책은 여전히 수가 인상에 머물 뿐, 현장의 인력 공백을 메우거나 젊은 의사의 선택을 이끌어낼 만큼 구체적이지 못합니다. 국가의 미래를 개인의 사명감에 기댈 수는 없습니다. 실질적인 보상과 법적 보호를 아우르는 현실적인 유인책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