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모듈화 장약·포탄 현지생산 지속 논의…풍산은 검토 중단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서 155㎜ 탄약의 핵심 구성품인 모듈화 장약(MCS) 생산을 우선 추진한 뒤 관련 소재와 시험·인증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반면 폴란드 현지 탄약 생산을 검토해온 풍산은 현재 관련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 계열사 메스코에 따르면 PGZ는 2028년부터 연간 15만~18만발 규모의 155㎜ 포탄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기술을 활용하는 제1공장에서 연간 최대 10만발을 생산하고, K9 자주포와 크라프(KRAB), 크라프-2 등에 사용하는 신형 포탄을 생산하는 제2공장에서 최대 8만발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폴란드는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해외 기술기업과의 협력도 병행하고 있다. PGZ는 포탄 기술 공급사로 영국 BAE시스템스를, 모듈화 장약 기술 공급사로 프랑스 유렌코를 각각 선정했다. 메스코와 유렌코는 합작법인 설립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155㎜ 포탄 몸체 자동생산라인은 2027년 9월 최종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모듈화 장약 생산은 2028년 7월까지 시작할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폴란드 방산시장을 바라보는 국내 방산업체들의 전략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폴란드가 단순한 무기 수입국에서 벗어나 주요 무기체계와 탄약을 직접 생산하는 방산 생산기지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완성탄 수출보다는 MCS와 시험·인증 기술 등을 중심으로 폴란드 현지 공급망에 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폴란드 현지에서 모듈화 장약 생산을 논의하고 있다"며 "포탄 생산으로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현지 파트너사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사업부장은 지난 5월 폴란드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지화의 첫 단계로 MCS 생산을 제안했다. 이후 추진제 구성품과 에너지 물질, 시험·인증, 탄약 수명주기 관리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한화는 지난해 9월 폴란드 군사기술무기연구소(WITU)와 탄약과 장약의 설계, 시험, 품질인증 등에 협력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지 생산기지 구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폴란드 바르친 지방정부는 지난해 한화가 약 5억유로를 투자해 약 300명을 고용하는 포병 탄약 공장 구상을 제시했다고 공개했다. 후보 부지와 전력·가스·용수 등 기반시설 조건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바르친이 최종 사업 부지로 확정됐거나 구체적인 착공 일정과 생산 규모가 계약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을 기준으로 보면 현지 생산은 후보지와 사업 조건을 검토하는 단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반면 풍산은 현재 폴란드 현지 생산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풍산 관계자는 "현재 폴란드에 155㎜ 포탄을 수출하고 있지 않으며 폴란드 현지 생산 역시 검토하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풍산은 2023년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에서 PGZ와 탄약 생산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도 폴란드 군과 관계기관을 상대로 155㎜ 사거리연장탄 등을 중심으로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는 업무협약과 시장 협의 단계였으며 현재 수출계약이나 현지 공장 건설, 합작법인 설립 등 구체적인 사업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폴란드의 155㎜ 포탄 증산이 K-방산에 기회와 동시에 경쟁 심화라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폴란드가 K9 자주포를 대량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국산 포탄의 추가 도입이나 국내 기업의 현지 생산 참여가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폴란드는 BAE시스템스와 유렌코를 핵심 기술 파트너로 선정하며 자체 탄약 생산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폴란드가 유럽 내 탄약 생산 거점으로 자리 잡을수록 국내 기업들은 완제품 수출뿐 아니라 현지 기업과의 기술 협력과 공급망 참여를 놓고 유럽 방산기업들과 직접 경쟁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조현기 한국방위산업학회 사무국장은 "최근 유럽 주요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자국 방산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폴란드의 155㎜ 포탄 증산은 유럽이 NATO 중심의 무기 생산 생태계를 강화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K-방산 입장에서는 완제품 수출만으로 시장을 확대하기보다 현지 생산과 기술 협력, 공급망 참여 등 사업 방식을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