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산업은 경제 부진 주범 헝다 쉬자인 20일 무기징역, 자업자득 다른 그룹들도 안심 못해, 단죄 시간문제 당사자들 잠 못 이뤄, 해외 도주도 감행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승승장구 위용을 과시하면서 중국 경제의 최대 견인차로 인식됐던 부동산 재벌들이 지금은 처벌이 두려워 전전긍긍하는 처지로 전락, 새삼 격세지감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이들 중 상당수는 혹독하기로 유명한 중국 법에 의해 곧 처리될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생불여사의 처지가 됐다고 해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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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열린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쉬자인 헝다 전 회장. 살아서 감옥에서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신징바오.
신징바오(新京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부동산 산업은 지난 세기 말부터 거의 30여년 동안 이른바 '진격의 거인'을 자임했다고 해도 좋았다. 경제가 좋지 않을 때마다 경기 부양이라는 효과를 즉각 불러오는 구원투수로 등판, 엄청난 맹활약을 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부정적인 현상 역시 하나둘씩 차곡차곡 쌓여갔다. 예컨대 수요 공급의 원칙을 무시한 무차별 개발, 커미션이 오고가는 부정 대출 만연, 상당수 기업 오너들의 황제 못지 않은 전횡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었다. 한마디로 업계 전체에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만연했다고 단언해도 괜찮았다. 산업 전체에 거품이 잔뜩 낀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결과였다고 해야 했다.
양심적인 경제학자들이 계속 경고를 보냈던 만큼 거품이 터지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할 수 있었다. 결국 터졌다. 2021년 하반기에 업계 부동의 1위 개발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무려 2조4000억 위안(元·496조8000억원)의 천문학적인 부채를 감당하지 못한 채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진 것이다. 이후 창업자인 쉬자인(許家印·68) 전 회장과 회사가 자행한 온갖 비리는 자세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쉬 회장이 2023년 9월 구금된지 약 3년 만에 넘겨진 광둥 (廣東)성 선전시 중급인민법원에서의 20일 1심 재판을 통해 무기징역의 단죄를 받으면서 드러난 각종 죄목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불법 대중예금 유치를 비롯해 자금 모금 사기, 불법 대출, 증권 사기 발행, 중요 정보 공개 의무 위반, 불법 자금 운용, 업무상 횡령, 뇌물 수수 등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가 재판에서 정치 권리 종신 박탈과 전 재산 몰수 조치 판결까지 당한 것은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업계에 헝다와 같은 처지로 내몰릴 업체들이 한두개가 아니라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다른 기업들의 오너들 처지 역시 쉬 전 회장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완다(萬達), 비구위안(碧桂園·컨트리 가든), 완커(萬科·뱅크), 소호(SOHO)의 왕젠린(王健林·72), 양궈창(楊國强·72), 왕스(王石·75), 판스이(潘石屹·63) 창업자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하나 같이 1조 위안 전후의 채무를 짊어진 채 중국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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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속도로 늙었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 왕젠린 완다 창업자. 마음고생이 심한 것으로 보인다./신징바오.
중국 당국이 가만히 있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실제로 업계에는 이들에 대한 응징이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벌써 파다하다. 작심한 채 걸면 도저히 빠져나가지 못할 중국의 사법적 현실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이 때문에 소호의 판스이 창업자는 일찌감치 미국으로 도주, 사법 당국을 분노하게도 만들고 있다. 완다의 왕젠린 창업자가 최근 엄청나게 살이 빠진 모습과 노안을 드러낸 이후 마음고생이 극심하다는 얘기를 듣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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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미국으로 도주했다는 소문에 휩싸인 소호의 판스이 창업자./신징바오.
한때 쉬 전 회장과 왕 창업자 등은 중국 경제의 차르(황제)라는 그럴 듯한 칭송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이 생불여사의 상황에 직면했다는 표현은 확실히 정곡을 찌른 것이라고 해도 괜찮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