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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철불부터 조선 제석천상까지…보물 6건 새로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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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8. 2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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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상원사 목조제석천의좌상' 등 지정
불교조각·회화·문집·고문서 등 가치 인정
1-1.평창 상원사 목조제석천의좌상 및 복장유물
평창 상원사 목조제석천의좌상 및 복장유물. /국가유산청
고려 후기 양식을 이어받은 조선 전기의 제석천 조각부터 통일신라 전통을 보여주는 철불, 고려시대 불교 경전과 조선 초기 왕의 임명장까지 시대와 분야를 아우르는 문화유산 6건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평창 상원사 목조제석천의좌상 및 복장유물'을 비롯해 '임실 진구사지 철조여래좌상', '이경윤 필 산수인물도첩', '삼봉선생집 권1',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3', '안성 고신왕지' 등 6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지정에서 눈에 띄는 유산은 '평창 상원사 목조제석천의좌상 및 복장유물'이다. 제석천은 불교에서 불법을 수호하는 신으로, 불화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를 조각으로 만든 사례는 드물다. 2008년 발견된 복장물의 중수 기록과 국보인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의 발원문 등을 토대로 적어도 1645년 이전에 조성된 조선 전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의자에 앉은 독특한 자세와 통통하고 양감 있는 얼굴, 높이 솟은 보계 등에서는 고려 후기 불교조각의 양식이 이어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불상 내부에서 발견된 복장유물 9건 18점 역시 주목된다. 당시 불상 조성 과정과 복장 의식의 절차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청은 불상과 복장유물이 함께 전해진다는 점에서 조선 전기 불교조각사와 불교 의례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했다.

2.임실 진구사지 철조여래좌상
임실 진구사지 철조여래좌상. /국가유산청
'임실 진구사지 철조여래좌상'은 9세기 말에서 10세기 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철불이다. 손과 신체 일부는 결실됐지만 역삼각형 얼굴과 단정한 턱, 가는 눈매, 잘록한 허리와 팽만한 가슴 등 당시 철불의 특징이 비교적 뚜렷하게 남아 있다. 부드럽게 흐르는 옷주름에서는 통일신라 전성기의 조형 전통도 확인된다. 신라 하대 구산선문 가운데 가장 먼저 세워진 실상산문의 거점 사찰인 진구사에 봉안됐던 것으로 추정돼 역사성과 예술성을 함께 갖춘 작품으로 평가됐다.

호림박물관 소장 '이경윤 필 산수인물도첩'은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문인화가 이경윤(1545~1611)의 작품으로 전하는 산수인물도 등이 수록된 화첩이다. 특히 선조대 문장가 최립이 남긴 제화시와 발문이 함께 실려 있다. 원 소장자와 제작 경위, 감상 기록까지 전해지는 드문 사례로 조선 중기 문인들의 교류와 화첩이 만들어지고 유통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소장한 '삼봉선생집 권1'은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의 문집으로 1465년 간행된 중간본의 첫 권이다. 태조 때 간행된 초간본이 왕자의 난으로 흩어진 뒤 후손들이 글을 모아 다시 간행한 것으로, 조선 초기 문집의 간행과 전승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이 판본에만 남아 있는 이색의 발문은 '삼봉선생집'의 초기 간행과 전래 과정을 규명하는 핵심 자료로 평가된다.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3'은 당나라 현장이 번역한 100권의 '유가사지론' 가운데 세 번째 권이다.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같은 권차가 발견되지 않은 유일한 판본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매우 높다. 고려시대 유식학의 연구 수준을 보여주는 동시에 한문을 우리말로 읽을 수 있도록 토를 단 석독구결이 정교하게 남아 있어 당시의 언어생활과 국어사를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자료다.

'안성 고신왕지'는 1414년 태종이 안성을 강원도 도관찰출척사로 임명하면서 발급한 임명장이다. 총 7행의 초서체로 작성됐으며 '조선국왕지인'이 찍혀 있다. 특히 1435년 이전 임명장에 사용되던 '왕지'라는 명칭이 남아 있어 조선 초기 왕명 문서의 형식과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당시 관직 체계와 겸직 제도를 보여주는 자료로서도 가치가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보물 지정이 불교조각뿐 아니라 회화, 문집, 불교 전적, 고문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산을 발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문화유산들이 각 분야의 역사와 예술, 학술 연구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인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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