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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 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지난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642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243억원보다 98.1% 급증했다. 작년 8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통신 3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만나 "내년 이 시점에서 우리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목표를 갖고 대응하자"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당시 현장에서 통신사들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범죄 피해 대응에 함께 팔을 걷어붙였다. 1년이 지난 지금 적어도 수치상으로는 당시의 목표에 한발 다가선 셈이다.
그간 정부는 범죄가 국민에게 닿기 전 통신 단계에서부터 차단하는 데 집중했다. 통합대응단을 통해 평일·주간에만 가능했던 보이스피싱 신고 접수를 24시간 365일로 확대했다. 경찰청은 한국인터넷진흥원, 통신 3사, 등과 협력해 범행에 이용된 전화번호의 수·발신 기능을 7일간 정지하는 '긴급차단 제도'도 시행했다. 범행 전화번호를 차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3일에서 10분 이내로 줄였다. 지금까지 긴급 차단한 번호만 11만5088건에 달한다고 한다.
올해 7월까지 피싱 범죄 피의자 3만8577명이 검거됐고, 대포통장과 대포폰 등 범행수단 공급 행위자도 1만6917명이 붙잡혔다. 금융·통신·수사 분야의 의심 정보를 AI로 분석·공유하는 체계도 가동됐다. 정부는 올해 7월까지 46만3000건의 의심 정보가 공유됐고, 이를 통해 663억6000만원의 피해를 예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부 성과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는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기 전에 지금과 같은 대응을 좀 더 서둘렀다면 어땠을까. 보이스피싱과 사칭 등 범죄 수법이 AI 기술과 함께 진화하는 상황에서 개인이 모든 위험을 걸러내기는 쉽지 않다. 최근에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까지 등장했다. 보이스피싱이나 메신저피싱으로 직접 송금 피해를 입으면 피해액의 70%, 최대 1000만원까지 보상한다는 내용 등이다. 피해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 될 순 있지만, 보이스피싱에 대비해 보험까지 필요한 시대가 됐다는 사실은 씁쓸하다.
지난 1년의 감소세가 보여준 것은 분명하다. 정부가 대책을 갖고 움직이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범죄 조직의 움직임보다 정부의 대응이 빨라야 국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대책 시행 1년 만에 피해를 40% 넘게 줄였다면 2년 차에는 그 성과를 넘어서는 것이 정부의 과제다. 다음 1년 뒤에는 보이스피싱 피해가 국민이 체감할 만큼 줄었다는 성적표를 내놔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