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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늘고 판단·분리는 줄고…아동보호망 ‘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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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9. 0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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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25.7% 늘고, 학대 판단 3.4% 감소
신고의무자 신고·즉각분리 동반 감소
용산어린이정원 휴일 스케치4
8월의 마지막 휴일인 30일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을 찾은 아이들이 분수정원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정재훈 기자
아동학대 신고는 크게 늘었지만 위험 신호를 실제 보호로 잇는 과정은 오히려 뒷걸음쳤다. 정부가 정보공유와 분리보호 기준 강화에 나섰지만 조사·판단·분리·사례관리로 이어지는 현장 대응체계의 공백은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7일 보건복지부의 '2025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는 6만3166건으로 전년보다 1만2924건(25.7%) 증가했고, 아동학대 의심사례도 4만7096건에서 5만7705건으로 1만609건(22.5%) 늘어나는 등 성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2만3648건으로 전년보다 844건(3.4%) 감소해 의심사례 대비 학대 판단률은 52.0%에서 41.0%로 11.0%포인트(p) 떨어졌다. 특히 학대로 판단되지 않은 의심사례는 3만4057건으로 전체의 59.0%에 달한다. 이는 전년 2만2604건보다 1만1453건(50.7%) 증가한 규모다.

복지부는 과거 단순 훈육으로 넘겼던 경미한 사례까지 신고되면서 판단률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대 판단을 받지 않은 3만4057건 가운데 단순 신고가 몇 건인지, 당장 학대로 판단되지는 않았지만 예방적 지원과 관찰이 필요한 가정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신고 증가의 내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신고의무자의 아동학대 의심사례 신고는 2024년 1만104건에서 지난해 9268건으로 836건(8.3%) 감소했다. 전체 의심사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5%에서 16.1%로 5.4%p 낮아졌다. 반면 비신고의무자 신고는 3만6992건에서 4만8437건으로 1만1445건(30.9%) 증가했다. 신고 증가분이 사실상 일반 국민의 신고에 집중된 셈이다.

지난해 학대행위자의 85.3%는 부모였고, 발생 장소의 83.5%는 가정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신고의무자 신고가 줄어든 원인을 놓친셈이다. 특히 지난해 아동학대로 숨진 아동이 30명에서 38명으로 늘어난 만큼, 신고·발견부터 피해아동 보호까지 현행 대응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신고 이후 분리보호도 감소했다. 지난해 가정에서 분리된 피해아동은 2043명으로 전체 학대 판단 사례의 8.6%였다. 이 가운데 반복 신고나 강한 학대 징후가 있을 때 보호조치 전까지 아동을 떼어 놓는 즉각분리는 1343건으로, 전년 1575건보다 232건(14.7%) 줄었다. 전체 학대 판단 사례와 비교하면 5.7% 수준이다.

정부는 앞으로 1년 동안 두 차례 이상 학대 신고가 접수된 경우 즉각분리나 응급조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도록 업무지침을 바꾸기로 했다. 즉각분리 판단 기준도 동일 아동에 대한 반복 신고에서 같은 가정 내 모든 아동에 대한 신고 횟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넓힐 계획이다. 다만 이는 자동 분리가 아닌 현장 판단 기준을 강화하는 조치다. 아동복지법상 일시보호 요건 개정과 응급조치 기간 연장 근거 마련은 아직 추진·검토 단계다.

앞서 현수엽 제1차관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강화해 촘촘한 아동보호 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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