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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국토부 장관 후보자도 두 손 든 ‘전세 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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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9. 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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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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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부 김다빈 기자
"전세를 옮긴다고 보증금이 불어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중개 보수와 이사비가 나간다." "2년, 4년마다 타의로 옮기는 게 가장 힘들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6일 인사청문회에서 내놓은 말이다.

30년 공직 생활 중 20년을 무주택으로 전세를 살았다는 그는 지난해 결국 서울 신도림 아파트를 매입했다.

전세살이의 불편함 때문에 아파트를 매입한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일은 아니다. 다만 이 발언이 묘하게 들리는 이유는 그가 공공임대를 강조하는 현 정부의 주택 정책을 총괄할 국토부 장관 자리에 앉을 후보자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매입보다는 공공을 축으로 한 임대 공급 확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민임대와 통합공공임대 등 장기 거주가 보장되는 공공임대 물량을 늘려 무리한 대출 없이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게 골자다. 그런데 정작 그 정책의 최종 책임자가 "전세를 전전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대출을 더 받아 집을 샀다"고 고백한 셈이다.

물론 홍 후보자가 겪은 전세는 민간 전세시장이고, 정부가 확대하려는 것은 공공임대라는 점에서 둘을 곧바로 같은 선상에 놓기는 어렵다. 오히려 홍 후보자의 발언은 왜 공공임대를 2년·4년 단위가 아닌 장기 거주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설계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반증으로도 읽힌다. 잦은 계약 갱신과 그에 따른 이사비·중개 보수 부담이야말로 민간 전세의 고질적인 약점이고, 공공임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존재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다만 발언의 앞뒤 맥락을 좀 더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홍 후보자의 경험은 단순히 임대의 불편함을 토로한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 가격이 오른 시장에서는 아파트 매입이 오히려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 가깝다.

홍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다른 전셋집을 알아보니 인근 전셋값이 9억원을 넘었고, 조금 벗어난 지역에서는 10억원 정도면 주택을 매입할 수 있었다"며 "어차피 전세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계속 이사 가는 것도 이제 너무 힘들어서 조금 더 대출을 받아 매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와 매매 사이의 간극이 이 정도로 좁혀졌다면, 어차피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전세를 다시 택할 유인은 그만큼 줄어든다. 임대가 매입의 대안이 되려면 적어도 비용 측면에서 의미 있는 격차가 있어야 하는데,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이미 그 경계가 흐릿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급 대책을 통해 공공임대 물량을 아무리 늘려도 전세와 매매가격 사이의 격차가 좁혀지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그럴 바엔 차라리 사자'는 선택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임대 공급 확대는 분명 필요한 정책이다. 하지만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만으로 주거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전제 역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왜 전세를 떠나 매매를 선택하는지, 그 선택을 만들어내는 가격 구조가 무엇인지를 함께 들여다보는 일이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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