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스템도 장애 가능"…비용·효율성 반론
내달 국정감사, 주요 쟁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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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5시50분께 원서접수 대행업체 유웨이어플라이에서 약 30분간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서 일부 수험생이 원서 작성과 결제를 마치지 못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 17일 구제 신청 1588건 가운데 354건에 대해 최종 구제를 확정했다. 하지만 구제 과정에서 일부 대학의 최종 경쟁률이 공개된 이후에도 원서접수가 가능해지면서 입시 공정성 논란으로 번졌다. 교육당국은 경쟁률을 확인한 뒤 지원한 것으로 파악된 3건에 대해서는 해당 대학에 접수 취소를 권고했다.
◇29년간 민간 대행 원서접수…공적 시스템론 부상
이번 사태는 단순한 서버 장애를 넘어 1997년부터 민간에 맡겨온 대입 원서접수 구조 자체에 대한 논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 원서접수 시장은 사실상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 두 업체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험생이 작성하는 공통원서에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학교정보, 환불계좌 등 개인정보가 포함된다.
공적 시스템 구축에 찬성하는 쪽은 대입이라는 공적 업무의 핵심 절차를 민간업체에 의존하는 현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특정 업체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다수 대학과 수험생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 데다 원서접수 과정에서 축적되는 방대한 수험생 정보가 민간 입시업체에 집중되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계 전문가는 "정부가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민간업체보다 서버 용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안정적으로 원서접수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업체는 비용 발생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서버 용량을 넉넉하게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수나 예상 동시접속자 수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충분한 재원을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만큼 비용 투자의 낭비 가능성은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시스템 운영 주체뿐 아니라 마감 직전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현행 접수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원서접수 시간을 대학별이나 지역별로 분산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며 "한 곳의 시스템이라도 10만~20만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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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도 만만치 않다. 운영 주체를 민간에서 정부로 바꾼다고 시스템 장애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정부 시스템이 현행 체계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비용 대비 효과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박 교수는 "새로운 시스템 구축뿐 아니라 매년 유지·보수와 서버 확충 등에 상당한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다른 교육 분야의 재원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공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보다 장애 발생을 전제로 한 응급 대응체계를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스템은 언제든 오류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오류 발생 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응급사태 매뉴얼'을 구체적으로 만들고 이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며 "장애 발생 시 구제 대상을 마감 30분 전에 접속한 수험생으로 한정하는 등 사전에 명확한 기준을 고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마감 직전 장애가 발생했을 때 어떤 수험생까지 구제할 것인지 미리 기준을 정하고, 장애 발생 즉시 교육부와 대교협에 통보하도록 하는 등 비상대응 매뉴얼을 강화해야 한다"며 "교육부가 대행업체를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스템 역시 단순히 원서만 받는 구조가 아니다. 대학별 원서 작성과 전형료 결제뿐 아니라 학교장추천 등 대학 전형 업무까지 대행업체 시스템과 연결돼 있다. 따라서 공적 시스템으로 전환하려면 기존 대학 입학전형 시스템과의 연동까지 새로 설계해야 하는 과제가 뒤따른다.
공적 시스템 구축 논의가 처음은 아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2013년 '대입 공통원서 접수 시스템' 자체 개발을 추진했으나 유웨이중앙교육과 진학사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이에 정부가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관련 법적 근거와 기존 민간업체와의 관계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교육계 관계자는 "민간업체들은 원서접수를 대행하며 모아진 데이터베이스(정보)로 입시 장사를 하는 셈"이라며 "정부가 의지를 갖고 제대로 구축한다면 바로잡을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13년 만에 공적 시스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교육부는 오는 23일까지 예정된 유웨이어플라이 현장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 6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도 29년간 이어진 민간 대행체제를 유지하면서 관리·감독을 강화할지, 공적 원서접수 체계로 전환할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