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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석 가리기’ 역량 키우는 기업銀…기업대출 신용평가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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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9. 2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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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은, 소매신용평가모형 재구축…심사 경쟁력 강화
회복예측모형 도입…상환능력 변화 정교하게 반영
시중은행 중기대출 공세 확대…중기금융 경쟁 심화
연체율·충당금 부담 대응…우량·위험기업 선별 강화
ChatGPT Image 2026년 9월 21일 오후 05_11_58
우량기업을 둘러싼 은행권 기업금융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IBK기업은행이 '옥석 가리기' 역량 강화에 나섰다. 작년 개발에 착수한 소매 신용평가모형을 실제 시스템에 적용하고 최신 데이터와 회복예측모형 등을 활용해 차주의 상환능력을 한층 정교하게 평가하겠다는 목표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계기로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기업은행도 기존 중기금융 시장에서의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장민영 행장은 우량기업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부실 위험은 세밀하게 걸러내도록 심사 경쟁력을 높여 시장 지배력과 건전성을 동시에 지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개인과 소상공인·소기업, 카드 부문을 대상으로 신용평가모형 시스템 재구축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신용평가모형 신규 개발에 착수한 데 이은 후속 작업으로, 개발을 마친 모형을 실제 업무 시스템에 적용하는 단계다. 2008년부터 운영해온 기존 분류 기준을 새롭게 정비하고 고객 특성 변화를 반영한 최신 데이터를 적용해 신용평가의 변별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눈에 띄는 것은 새로 도입하는 회복예측모형이다. 현재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향후 연체 없이 신용도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은 차주를 별도로 가려내는 방식이다. 기업은행은 이를 기존 차주의 만기연장과 재대출, 기업 개선 업무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신용등급이 낮아 원칙적으로 만기연장이 제한되는 차주라도 앞으로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특례를 적용해 만기를 연장하는 방식이다.

차주의 상환능력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는 장치도 마련한다. 개인은 소득, 소기업은 매출 정보가 변경되면 신용등급을 다시 산출해 기존 평가와 실제 상환능력 사이의 시차를 줄이는 식이다. 이를 통해 신용평가 정확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향후 차주가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할 때도 개선된 상환능력이 보다 충실하게 반영될 수 있다는 게 기업은행의 설명이다.

이번 신용평가체계 개편은 최근 중소기업금융 시장의 경쟁구도가 빠르게 변하는 시점과 맞물린다. 중소기업 전문은행이란 상징성을 지닌 기업은행은 올해 6월 말 기준 중기대출 시장 점유율이 약 25%에 달할 만큼 압도적인 외형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요 시중은행들이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춰 기업금융 영업에 뛰어들면서 중소기업대출을 둘러싼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상반기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1조8578억원에서 올해 8조2942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반면, 기업은행은 같은 기간 11조3400억원에서 8조1220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다. 시중은행들이 기업고객 확보를 위해 가산금리를 낮추는 등 출혈 경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단순히 대출 규모와 금리 경쟁만으로는 우위를 지키기 어려워진 만큼, 기업은행이 축적한 중소기업 데이터와 심사 경험을 바탕으로 우량기업과 위험기업을 가려내는 역량이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도 신용평가 고도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은행의 6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98%로 전년 동기보다 0.05%포인트 상승했고, 상반기 충당금 전입액 역시 8010억원으로 15.2% 늘었다. 중소기업 자금 공급을 지속해야 하는 기업은행으로서는 대출 자체를 줄이기보다 신용평가 개편을 통해 부실 가능성이 높은 차주는 조기에 걸러내고, 우량 차주나 일시적인 어려움에도 회복 가능성이 높은 차주는 선별 지원함으로써 기업금융 고객 기반과 건전성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셈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융환경과 고객 특성 변화에 대응해 신용평가의 변별력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평가 정교화를 통해 신용위험 관리를 강화하고 합리적인 금융지원 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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