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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멸 해법’ 대학 통·폐합…현장은 진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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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6. 09. 2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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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공주대 통합, 무산 위기…통합안 부결
통합 무산 땐 글로컬大 지원금 50% 삭감
KEDI "경쟁력 높였지만 구조조정 효과 제한적"
충남대-공주대 통합 반대 근조화환
충남대와 공주대의 통합 찬반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대전 충남대 교내에 통합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근조화환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연합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의 해법으로 정부가 지역 대학 간 통폐합을 적극 유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구성원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며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통폐합 대학에 대규모 재정지원을 연계하고 있는 가운데, 통폐합 이후 대학 경쟁력은 개선됐지만 실질적인 구조조정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대학 위기에 대응해 대학 간 통폐합·연합을 지원하고 있다. 2000년부터 올해까지 통폐합 사례는 37건(75개 대학)에 달한다. 특히 지난 정부부터 이어진 글로컬대학30과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옛 RISE)' 등을 통해 최근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곳이 충남대와 국립공주대다. 두 대학은 통합을 전제로 지난해 글로컬대학 사업에 선정됐지만 지난 10일 구성원 찬반투표에서 충남대 구성원들이 찬성 46.58%, 반대 53.42%로 통합안을 부결시켰다. 특히 충남대 학부생의 반대율은 90.71%에 달했다.

두 대학은 통합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정부 재정지원과 맞물려 시간도 촉박하다. 올해 말까지 통합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하지 못하면 글로컬대학 지원금 총액의 50%가 삭감되고, 추가로 주어지는 60일 내에도 신청하지 않으면 협약 해지와 사업비 환수 가능성이 있다.

특히 충남대는 정부의 국정과제인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선도할 거점국립대 3곳에도 부산대·전남대와 함께 선정됐다. 브랜드 단과대학·융합연구원에 400억원, AI 거점대학에 100억원, 공유대학에 200억원 내외를 지원받는 등 일반재정지원까지 합하면 전년보다 1000억원 내외의 추가 지원이 예상된다. 통폐합과 대규모 정부 재정지원, 거점국립대 육성 정책이 동시에 맞물려 있는 셈이다.

충남대는 앞서 국립한밭대와도 통합을 추진해 2024년 글로컬대학 예비지정까지 받았지만 교명과 캠퍼스 재배치, 학과 조정 등 이견으로 무산됐다. 이번 공주대와의 통합 역시 학과·정원 조정과 캠퍼스별 기능 배분, 교직원 인사·처우 등을 둘러싸고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대학 재정지원까지 맞물리면서 충남대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 KEDI "경쟁력 높였지만 구조조정 효과 제한적"
이처럼 정부가 재정지원을 통해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지만 구조조정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발표한 '대학 통폐합, 무엇을 바꾸었나'에 따르면 분석 가능한 통폐합 27건을 조사한 결과 입학경쟁률은 통폐합 직후 1.66 상승했고 신입생 충원율도 2.51%포인트 개선됐다. 입학정원은 약 457명, 재학생은 약 827명 감소해 대학 경쟁력 강화와 외형적 규모 감축에는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내부 구조조정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통폐합 직후 비전임교원은 약 130명, 학과는 약 11개 감소했지만 이후 비전임교원은 매년 20.8명, 직원은 5.45명, 학과는 0.68개씩 다시 증가했다. 외형적인 규모 축소와 달리 대학 내부 기능과 조직 재편은 지속적인 관리 없이는 효과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국립대가 주로 택하는 기존 캠퍼스를 유지하는 '이원화 통폐합'에서 구조조정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국공립대의 경우 교직원 신분 보장과 지역사회의 캠퍼스 존치 요구로 인력과 학과를 단기간에 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택형 부연구위원은 "단순히 대학 수가 줄었는지, 정원이 얼마나 감축됐는지만 보기보다 통합 이후 실제로 내부 기능이 얼마나 재편됐는지를 우선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중복 학과 조정, 캠퍼스 기능 재편, 행정·재정 통합 정도를 핵심 성과지표로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충남대·공주대 통폐합과 관련해 구성원 투표 부결만으로 통합이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한 대학 통폐합이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한 단순한 몸집 줄이기에 그쳐서는 안 되기 때문에 통합 이후 교육·연구 역량을 높이고 지역과 연계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재정지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교육부 글로컬대학 사업에서 통합 모델로 선정된 사례는 모두 9건이며 이 가운데 5건은 이미 통합을 마쳤다. 국립안동대와 경북도립대는 '국립경국대'로, 강원대와 국립강릉원주대는 통합 강원대로 출범했다. 충북대와 한국교통대 등은 아직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이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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