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해결력·회복탄력성 등 채용 연계
올해 기준 마련… 내년부터 시범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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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마크는 정 부사장의 제안으로부터 시작됐다.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과 관련,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자기주도적 문제해결력과 회복탄력성 등 비인지 역량을 사회혁신 경험을 통해 키우고, 이를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정 부사장이 "개인적으로 애착이 있는 프로젝트"라고 언급할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인 정 부사장은 대학 졸업 이후 루트임팩트와 HGI 설립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는 기업과 창업가들을 지원해왔다.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오래 전부터 이어졌다. 대학생 시절 관련 동아리에서도 활동한 바 있다. 지난 2024년 현대해상에 합류한 후에는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를 맡아 그간의 경험을 기업 경영 안으로도 옮겨오고 있다.
다만 프로젝트의 큰 방향성만 결정된 만큼 실제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청년들의 사회혁신 경험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데이터화할지,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정 부사장은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 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프로젝트 트레일마크'를 소개했다. 청년의 사회 혁신 경험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역량 데이터로 바꾸는 프로젝트다.
정 부사장은 "AI가 고도화될수록 사람에게 중요해지는 것은 문제를 발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자기 주도적인 사고력,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끝까지 실행하는 회복탄력성과 같은 비인지 역량"이라고 말했다.
정 부사장의 이같은 생각은 최 회장과의 공감대 형성으로 이어졌다. 최 회장 역시 지난 5월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의 조건으로 생각하는 힘, 변화적응력, 공감능력, 현장실행력 등을 언급했다. 정 부사장은 "트레일마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최 회장과) 논의했으며, 사회문제 해결이 이런 역량을 쌓을 수 있는 방법론이라는데 공감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정해진 답이 없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비인지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는데다, 자원도 한정된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실행책을 마련하기 어렵다. 좌절과 실패를 겪고 끈질기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경험이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정 부사장의 설명이다.
트레일마크는 3단계 사업구조로 이뤄진다. 경험의 기준을 만들고 경험과 성장을 기록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이 사회문제를 다루는 현장 경험을 제공하는 '현장 프로그램', 이같은 경험을 기회로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리더십 양성 과정' 등이다.
특히 청년들의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경험을 역량 리포트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정 부사장은 "좋은 경험을 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어떤 경험을 통해서 유의미한 성장을 이뤘는지에 대한 성장의 기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는 단계적으로 현실화한다. 올해는 경험 기반의 역량 판단 기준을 구축하고 채용 가점 등 혜택 연계 방안을 검토한다. 내년에는 현장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채용 연계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2028년부터는 참여 기업을 단계적으로 늘리고 청년들에게 제공하는 사회문제 해결 경험도 확대한다. 향후 채용 가이드라인 등이 구체화되면 우선 현대해상 채용 과정에서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정 부사장은 트레일마크가 또 하나의 스펙으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트레일마크가) 또 다른 스펙이 되는 것을 가장 지양한다"며 "본인의 비인지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형태를 제언해줄 수 있는 그런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방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