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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테러·월경 교전…파키스탄은 왜 폭력의 고리 못 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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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9. 2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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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파키스탄서 넘어온 무장대원 28명 사살"…파키스탄 부인
같은 날 파키스탄선 TTP 소행 폭탄 테러로 11명 사망
전문가들 "보복 중심 대테러전, 전술적 성과가 전략 실패 못 메워"
Pakistan Suicide At... <YONHAP NO-6615> (AP Photo/Kashif Naveed)
지난 26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부 데라 이스마일 칸의 한 병원에 자살폭탄 테러 부상자가 이송되고 있다. 이날 도로변 경찰 검문소를 겨냥한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해 사상자가 속출했다/AP 연합뉴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 지대에서 월경 교전과 폭탄 테러, 보복 공습이 잇따르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이 무력 공방과 책임 공방을 거듭하는 가운데 군사적 보복에만 의존하는 대테러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국방부는 전날 동부 누리스탄주 캄데시 지역으로 침투한 무장대원 28명을 사살하고 32명에게 부상을 입혔다고 발표했다.국방부는 이 무리에 이슬람국가(IS) 대원이 섞여 있었고 대부분 옛 아프간 정부의 보안요원이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정보기관이 지원을 명목으로 이들을 파키스탄으로 데려가 훈련한 뒤 누리스탄으로 보냈고, 파키스탄 민병대가 이들과 공조하다 교전이 시작되자 물러났다는 것이 국방부 설명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파키스탄 정보부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아프간 측 주장은 "터무니없고 근거 없으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자국 보안군과 정보기관이 누리스탄 교전에 관여하거나 옛 아프간 요원을 훈련하고 IS를 지원한 적이 없으며, 근거로 제시된 영상도 조작됐다는 입장이다.

같은 날 파키스탄 내부에서도 테러가 발생했다.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파크툰크와주 데라이스마일칸의 다라진다 지역에서 폭발이 일어나 11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고 현지 구조기관 레스큐1122가 밝혔다. 파키스탄탈레반(TTP)은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 아프간 국경과 가까운 이 지역에서는 경찰과 보안군을 노린 공격이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 열흘 새 테러·공습·드론 난타전
양국 간 군사적 충돌은 지난 18일부터 본격화했다. 당시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파크툰크와주 코하트의 경찰 단지 안 모스크가 공격을 받아 최소 3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 파키스탄은 21일 전투기를 동원해 아프간 팍티카·쿠나르주의 TTP 캠프를 공습했고, 정보부는 자폭 훈련생을 포함한 무장대원 28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탈레반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자비울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자국 내 테러 캠프의 존재를 부인하며 공습으로 민간인 3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보복을 다짐했다. 유엔 아프간 지원단도 민간인 3명의 사망을 확인했다.

이후 24일 아프간 쪽에서 조악한 드론 8대가 파키스탄 영공으로 날아왔다가 모두 격추됐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드론 발사 관여를 부인했으나, 아타울라 타라르 파키스탄 정보장관은 같은 날 새벽 드론 발사·보관 장소로 지목한 아프간 내 10곳을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당국은 드론 공격을 아프간 탈레반이 TTP를 묵인하는 수준을 넘어 적극 지원하는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

(SpotNews) PAKISTAN-DERA ISMAIL KHA... <YONHAP NO-0540> (XINHUA)
지난 26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 데라 이스마일 칸의 경찰 검문소 인근 폭발 현장에서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오후 평화 집회가 열리던 장소 부근의 경찰 검문소를 겨냥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1명이 숨졌다/신화통신 연합뉴스
◇ '공습-보복' 20년… 구조적 한계 부딪힌 군사작전
파키스탄군은 매달 수백 명의 무장대원을 제거했다며 전과를 내세운다. 그러나 카이버파크툰크와와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에서는 여전히 매달 수십 명의 군인·경찰·민간인이 목숨을 잃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런 전술적 승리가 이슬라마바드가 오래 바라온 전략적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공격을 받은 뒤 보복하는 방식에 기댄 대테러 접근법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중앙아시아 무장세력을 추적해 온 연구자 리카르도 발레는 이 전략을 "불완전하고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지 주민들의 불만과 통치력 부재가 대테러 작전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주 경찰 역시 무장 반군에 맞설 장비와 역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보 작전이 사전 예방보다 사후 대응에 머무르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발레는 "전술적 성과가 더 큰 전략적 결함을 메우지 못해 불안정의 순환을 부추기고 있다"며 반군 문제가 청년층을 지속해서 흡수하는 '여러 세대에 걸친 문제'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적 중재 노력도 교착 상태에 빠졌다. 파키스탄 당국자들은 탈레반 정부가 중국·튀르키예·카타르의 중재에 소극적으로 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지 안보 분석가 이프티카르 피르두스에 따르면 지난여름 벨라루스 회담에서 국경 감시 공동 체계 구축 등 절충안이 논의됐으나, TTP의 공격을 중단시키거나 이들을 국경에서 격리하라는 파키스탄 측 요구를 아프간이 거부하면서 결렬됐다. 지난 17일 카타르와 튀르키예 고위 인사들이 중재를 위해 카불을 방문했으나 이튿날 코하트 테러를 막지 못했다.

전선이 넓어지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이슬람주의 성향의 TTP와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발루치스탄 무장세력 간의 연계 정황이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TTP와 발루치스탄해방군(BLA)은 발루치스탄주 피신과 지아라트에서 몇 시간 간격으로 연쇄 공격을 감행했다. 무함마드 파이살 시드니공과대 연구원은 공동 훈련과 병참 연계를 포함한 전술적 협력이 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파키스탄 정부 전복과 분리독립이라는 양측의 목표가 달라 지속적인 전략적 연대로 발전할지는 미지수라고 짚었다.

파르와 아메르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남아시아 이니셔티브 국장은 "무력만으로는 장기적인 안보 위협을 억제할 수 없으며 무력은 또 다른 무력을 부를 뿐"이라며 "정치적 해법과 실효성 있는 대반군 전략이 부재할 경우 불안정이 장기화돼 핵심 광물 분야를 포함한 외국인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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