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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임원추천위 영향력… 5대 은행장 연임 심사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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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9. 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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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임기 만료… 주요은행 인선 돌입
당국 압박에 은행 추천위원 권한 확대
성과·전략 검증 강화… 현직 압박 커져

올해 연말 나란히 임기 만료를 앞둔 5대 시중은행장들의 연임 여부가 주목받는 가운데, 각 은행 추천위(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판단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이 각 금융지주에 은행장 승계 절차 개선을 요구하면서 지주들은 은행 추천기구에 후보군 추천권을 부여하거나 후보 평가 과정에 은행 측 의견을 더 반영하는 방향으로 인선 절차를 손질하고 있다. 지주가 추린 최종 후보를 사후 검증하는 데서 나아가 은행이 필요한 인물을 직접 제안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동안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은행 이사회의 독립성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확대된 권한을 행사할 사외이사 구성도 현직 행장 인선 당시와 크게 달라졌다. 연임에 도전하는 현직 행장들로서는 달라진 평가자들을 상대로 재임 기간의 성과는 물론, 다음 임기를 맡아야 할 이유를 뒷받침할 뚜렷한 경영 전략까지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은행 측 권한이 커질수록 그룹 경영진 및 이사회와의 소통과 조율 역시 더욱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우리금융그룹 등 주요 금융그룹들은 이번 주 그룹 자추위(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를 가동하고 은행을 포함한 주요 자회사 인선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이달 21일 회의를 열고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위한 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하나금융도 이달 은행 임추위를 선제적으로 가동했다.

금융권의 시선은 각 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은행장 인선에 쏠리고 있다. 이환주 KB국민·정상혁 신한·이호성 하나·정진완 우리·강태영 NH농협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 모두 만료된다. 이중 정상혁 행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지난해 시작한 첫 2년 임기를 마친다. 그간 은행권에서 첫 2년 임기 이후 1년 단위로 임기를 연장하는 '2+1 연임'이 관행처럼 이어져온 만큼 이들 은행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흐름을 바꾼 것은 금융당국의 압박이었다. 금융감독원은 각 금융지주에 자회사 CEO 승계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개선하기 위해 자회사 추천위의 권한을 넓힐 것을 주문했다. 이찬진 원장은 이달 15일 임원회의에서 "대부분의 지주 자추위가 수립한 자회사 CEO 승계 절차는 미흡하고, 자회사 임추위 역할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은행은 이미 후보 추천 제도를 마련해두고 있지만, 줄곧 실제 인선 과정에서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실제 하나은행이 2024년 추천한 은행장 후보군 11명은 모두 지주가 기존에 관리하던 인물이었다. KB금융도 지난해 4월 은행 사외이사들에게 업권별 적합 후보를 추천받았지만 후보군 관리와 선정은 여전히 지주 추천위가 맡는 구조다. 은행장 인선 등 핵심 지배구조 논의에서 지주가 실질적인 권한을 쥐고, 은행 이사회·임추위는 사후 검증과 추인에 머무는 구조였다는 얘기다.

가장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선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은 이달 21일 은행 추천위에 승계후보군 정보를 공유하고, 후보군에 포함할 인사를 직접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기존에는 행장 후보의 자격요건을 제안하는 데 그쳤지만, 이제는 인사 자체를 제안할 수 있게 된 셈이다. KB금융과 우리금융도 은행 추천위의 의견을 승계 절차에 더 폭넓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역할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는 은행 사외이사들의 판단이 후보군 구성과 최종 인선에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은행 추천위의 역할이 커지는 시점에 이를 맡을 사외이사 구성도 크게 바뀐 상태다. 현재 5대 은행 추천위에 참여하는 사외이사 19명 가운데 약 절반인 9명은 현 행장의 선임·연임 당시 추천위원 명단에 없었던 인물로 구성됐다.

변화 폭이 가장 큰 곳은 국민·신한은행이다. 두 은행 모두 현재 추천위원 5명 가운데 3명이 직전 인선 당시와 달라졌다. 이환주·정상혁 행장으로서는 직전 인선에 참여하지 않았던 위원이 과반을 차지한 추천기구에서 다시 검증을 받아야 하는 셈이다. 하나·농협은행은 상대적으로 변화 폭이 크지 않았지만, 두 은행 모두 연임 사례가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직 행장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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