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식 외국인 순유출 사상 최대…韓 국채, 美 금리곡선 변화에 최다 노출
韓 정부, 초과 세수 활용해 국고채 발행 축소
|
▲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장중 5.613%까지 올라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 미국 금리 상승 속 9월 25일까지 아시아 주식의 월간 외국인 순유출은 1920억달러(추정)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블룸버그 분석에서 한국 국채가 미국 국채 수익률곡선 가팔라짐에 신흥 아시아에서 가장 민감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9일(현지시간) 6거래일 연속 상승해 장중 5.613%까지 올라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장기금리 급등은 아시아의 자금 유출 위험과 차입비용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국채가 미국 수익률곡선 변화에 신흥 아시아에서 가장 민감하다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는 국내 채권 금리 상승에 대응해 국고채 발행 물량을 줄이기로 했다.
|
3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5.613%까지 치솟았다. CNBC방송은 오후 2시 50분(한국시간 30일 오전 3시 50분) 금리가 5.600%로 전장보다 3.8bp 높았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년물이 5.594%로 마감해 2002년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10년물 금리는 집계 시점과 매체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CNBC는 오후 2시 50분 전장보다 2.2bp 오른 5.264%로 집계한 반면, WSJ는 28일 5.244%에서 29일 5.241%로 0.3bp 낮아졌다고 전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말 한 차례 추가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면서도 추가 조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밝히자, 시장의 단기 긴축 기대가 일부 후퇴하며 2년물 금리가 최대 5bp 하락한 뒤 4.89% 안팎에서 거래됐다고 전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 재개 소식에 하락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2.56% 내린 배럴당 102.59달러(13만9286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48% 떨어진 89.38달러(12만1351원)에 마감했다. 그러나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위해 약 320억달러(43조4464억원)의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면서 장기물 수급 부담은 이어졌다.
|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아시아 금융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신흥 아시아 국채의 금리 격차가 기록적인 수준에 접근하면서 역내 자본 유출 위험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말레이시아 10년물의 미국 국채 대비 할인 폭은 125bp로 2007년 이후 가장 컸고, 태국 10년물의 할인폭도 290bp로 벌어져 역대 최대 수준에 근접했다. 인도네시아의 미국 국채 대비 금리차도 188bp까지 좁혀졌다.
아시아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이 두드러졌다. 매니시 레이초두리 에머캐피털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 칼럼에서 지난 25일까지 아시아 주식의 월간 외국인 순유출이 1920억달러(260조6784억원)로 추정돼 2025년 최고치 450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서 글로벌 자금이 달러 자산으로 이동해 신흥시장 자금 유출을 압박하는 구조다.
금리 상승은 주식 밸류에이션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 평균 10년물 금리가 지난해 10월 말 3.4%에서 이달 말 4.2%로 오르는 동안 팩트셋 아시아시장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6.7배에서 12.5배로 낮아졌다. 레이초두리 CEO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 등 기술주 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 증시의 PER 하락 폭이 이번 미국 금리 상승 국면에서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
한국 채권시장도 미국 장기금리 변화에 민감한 구조로 지목됐다. 블룸버그가 2월, 이전 12개월 동안 미국 국채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진(steepening) 네 차례 국면을 분석한 결과, 미국 곡선이 20bp 가팔라질 때 한국 3년물과 10년물 금리차는 평균 8bp 확대됐다. 미국 국채 수익률곡선이 1bp 가팔라질 때 한국 국채 수익률곡선은 0.41bp 가팔라진 셈이다.
스티븐 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아시아 외환·금리 수석전략가는 한국 국채가 신흥 아시아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곡선 가팔라짐에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낮은 한국 금리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한 완충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점도 민감도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블룸버그가 2월 보도에서 인용한 정부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의 한국 채권 보유 비중은 약 12%로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였다. 직전 12개월간 글로벌 자금의 한국 채권 유입액은 930억달러(126조2661억원)에 달했다. 당시 한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72%, 3년물과의 금리차는 약 50bp로 2022년 이후 가장 컸다.
◇ 코스피 외국인 2조9033억원 매도 우위…韓 정부, 국고채 발행 축소
한국 증시에서도 미국 금리 상승 부담이 나타났다. 코스피는 29일 전장보다 18.93포인트(0.27%) 내린 6870.81로 이틀 연속 하락했고, 외국인은 2조9937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 금리 상승 부담과 분기 말 글로벌 연기금의 리밸런싱 등이 배경으로 지목됐다.
한국 정부는 국내 채권 금리 상승에 대응해 국고채 공급을 줄이기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30일 확대 거시재정금융간담회를 열고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활용해 국고채 발행 물량을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세수가 3월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예상보다 63조2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