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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는 한국, ‘건강한 삶’은 줄었다…건강수명 3년째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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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9. 3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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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수명 68.56세…1.33세 줄어
소득 상·하위 20% 격차 8.13년
“건강조사·건보자료 연계해 성과 평가해야”
서늘한 초가을 출근길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정재훈 기자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늘었지만 질병이나 장애 없이 사는 건강수명은 3년 연속 줄었다. 2023년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는 14.93년까지 벌어졌다. 소득과 지역에 따른 격차도 확인되면서, 축적된 건강데이터를 예방·건강증진 정책과 예산 배분에 연결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30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모두의 건강, 근거 기반으로 설계하다'를 주제로 제13차 미래 건강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건강수명 산출·관리체계, 국가 건강조사와 건강보험 자료의 연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 건강보험 데이터의 정책 활용 방안이 논의됐다.

이돈형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건강증진연구소장에 따르면 2023년 기대수명이 83.49세로 전년 82.74세보다 0.75세 늘어난 반면, 건강수명은 69.89세에서 68.56세로 1.33세 감소했다. 건강수명의 경우 2020년 70.9세까지 오른 뒤 3년 연속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기대수명에서 건강수명을 뺀 '건강하지 못한 기간'은 2022년 12.85년에서 2023년 14.93년으로 2.08년 늘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것과 건강하게 사는 기간이 늘어나는 것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성별 건강수명은 남성 66.36세, 여성 70.57세로 격차가 4.21년이으로, 전년 3.75년보다 0.46년 확대됐다. 소득 상위 20%의 건강수명은 71.07세, 하위 20%는 62.94세로 8.13년 차이가 났다. 전년 8.35년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8년을 넘었다.

지역 격차도 나타났다. 지역 상위 20%와 하위 20%의 건강수명은 각각 69.34세와 67.31세로 2.03년 차이가 났다. 시·도별로는 세종특별자치시가 70.08세로 가장 높았고 전라남도가 66.76세로 가장 낮아 3.32년의 격차를 보였다. 시·군·구 단위에서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72.84세와 전남 영광군 60.95세 사이의 차이가 11.9년에 달했다.

신정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의료인력수급추계센터장은 OECD 통계를 통해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구조적 특징을 설명했다. 한국의 회피가능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39.0명으로 OECD 평균 208.8명보다 낮았지만, 자살률은 24.8명으로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는 "의료자원은 의사 부족과 병상 과잉이 함께 나타났다"며 "2024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임상 의사는 2.6명으로 OECD 평균 4.0명보다 적었지만, 병상은 12.5개로 OECD 평균 4.2개의 세 배에 가까웠다"고 진단했다. 국민 1인당 연간 외래진료 횟수도 17.9회로 OECD 평균 6.6회보다 많았다.

신 센터장은 "현재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는 가정 아래 2032년에는 한국의 GDP 대비 경상의료비 비중이 OECD 평균을 넘어 10% 중반대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는 최근 증가율을 적용한 추세 분석으로, 실제 정책과 의료 이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이어 "국가건강조사에서 확인한 건강행태·예방 정보와 건강보험의 진료·비용 자료를 연계해 정책 우선순위와 예산 배분, 사업 성과 평가에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통계 산출 기준과 검증 절차, 자료 정의와 변경 이력을 관리하는 품질관리 체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김재용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운영실장은 자격·보험료·건강검진·진료·장기요양 자료를 연계한 국민건강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현황을 설명했다. 공단은 739개 테이블, 17.1테라바이트 규모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으며, 2024년 2월 말 기준 데이터는 6090억여 건이다.

손영래 복지부 지역필수공공의료실장은 "국민의 삶과 건강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건강정책이 대응해야 할 과제 역시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다"며, "포럼을 통해 앞으로 건강정책이 집중해야 할 핵심 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토대로 '모두의 건강'을 실현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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