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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환율급등 경험 많은 가계, 고환율에도 소비 덜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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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10. 0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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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제연구원, 환율급등 경험·가계소비 분석 보고서
X세대·자산 적은 가계·DSR 높은 가계서 적응 효과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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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통해 생성하였습니다.
원·달러 환율 급등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가계일수록 고환율 상황에서 소비를 상대적으로 덜 줄이는 경향이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환율 충격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서 가계가 소비구조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높은 환율에 적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비 행태는 X세대(1970~1980년대생)와 자산이 적은 가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높은 가계에서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1일 발간한 '환율급등 경험과 가계소비 간의 관계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급등 경험이 많을수록 환율 상승이 가계소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연구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실질소득과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효과에 주로 주목했다. 실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환율 절하율과 가계소비 증가율 사이에는 반비례 관계가 관찰됐다.

다만 외환위기 이후에는 비슷한 환율 급등이 발생하더라도 소비가 과거만큼 크게 위축되지 않는 모습이 나타났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환율 급등 이후 가계소비가 급감해 상당 기간 회복하지 못했지만, 2000년 IT 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2022년 이후 환율 급등기에는 소비나 소비심리가 일시적으로 위축된 뒤 비교적 빠르게 회복됐다.

연구진은 환율 수준이 높아질수록 과거 환율 급등을 많이 경험한 가계의 소비가 상대적으로 덜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정책당국의 거시경제 안정화 노력과 함께 가계가 환율 변동에 따른 구매력 충격과 대응 방식을 학습하면서, 높은 환율에 대한 관리·대응 역량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세대별로는 1970~1980년대생을 뜻하는 X세대에서 적응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반면, MZ세대(1990~2010년대생)에서는 적응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했다. 연구진은 X세대가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 참여와 자산 형성 과정에서 높은 환율을 반복적으로 경험했지만, MZ세대는 대규모 환율 충격을 직접 경험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던 점을 배경으로 꼽았다.

또 자산 규모가 작은 가계일수록, DSR이 높은 가계일수록 적응 효과가 뚜렷한 모습이었다. 부채 부담이 큰 가계 역시 과거 충격을 거치면서 고환율 상황에 대응하는 소비 행태를 형성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최영준 거시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정책은 단기적인 충격 완화뿐 아니라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가계의 적응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가계 특성에 따라 적응적 소비행태가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계층 간 소비 격차가 확대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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