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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弗 합의했지만…원리금 회수·PPA·원전부지 등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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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 김소영 기자

승인 : 2026. 10. 0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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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 1일 대미 2000억달러 투자 발표
원리금 회수 ‘첫 관문’…텍사스 PPA로 수익성 확보
원전 8기 사업도 과제…부지·WEC 지분·선급금 조율
장관 기자단 백블(9.22)-3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미투자 발표 관련 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사업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연합
한미 양국이 1일 '조인트 팩트시트'를 통해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구체적 사항을 합의했지만, 이를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향후 풀어야 할 과제는 산더미다. 알래스카 LNG 사업 논란 외에도 투자 원리금의 안정적 회수 메커니즘 구축, 첫 사업인 텍사스 가스발전소의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체결, 원전 분야에서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확보 문제 등 실무적·정치적 과제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 가장 큰 과제는 200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금의 원리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하는 것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이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원리금을 어떻게 확보할지였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팩트시트에 우산형 투자구조를 바탕으로 한 '리스크 풀링' 장치를 담았다. 한국이 전체 프로젝트 투자금에 대한 원리금을 모두 회수할 때까지 개별 프로젝트의 한미 간 수익 배분 비율을 5대5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특정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다른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통해 전체 투자금의 회수를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환율 변동과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미국의 정치·정책 변화 등 투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리스크 풀링만으로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투자금 회수 기간이 길어질수록 국내 공공기관과 금융권의 부담도 커질 수 있는 만큼, 실제 수익이 발생했을 때 한국으로 자금을 송금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과 지급보증 등 안전장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도 관건이다.

특히 '대미투자 1호'인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의 수익성 확보는 당장 눈앞에 다가온 시험대다.

총 6.3GW로 텍사스 내 AI 데이터센터 등의 전력 수요를 겨냥하고 있지만, 핵심인 장기전력구매계약(PPA) 체결 여부가 여전히 미정이기 때문이다. PPA는 안정적 현금흐름을 담보하는 핵심 장치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텍사스는 캘리포니아와 마찬가지로 기업과 투자가 몰려드는 지역이고 삼성전자도 진출해 있다"며 "전력 수요 측면에서 사업 자체에 대한 걱정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확실한 수요처와 유리한 조건으로 PPA를 맺지 못할 경우, 당초 정부가 제시한 수익성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김 장관은 "저희 입장에선 높은 전기가격을 받는 게 수익성이 좋은 것이라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서두르기보다 여러 수요자 중 유리한 조건 제시하는 곳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20년간 430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통해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수익률을 좌우할 PPA 조건과 사업비 등을 실제 사업 과정에서 어떻게 관리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0년 뒤의 수익률만 따지기보다는 현재 미국과 협상해야 할 다른 현안과 대미투자를 연계해 당장 확보할 수 있는 실익을 챙기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기본계획이 정해졌지만, 상업적 조건이 확정되지 않은 '프로젝트 파워'(원전)는 더 복잡하다.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에 총 1200억달러 투자 구상만 마련됐을 뿐 구체적 상업 조건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지 선정도 남은 과제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발표에서 원전 후보지로 테네시·사우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 등을 거론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다양한 지역이 있고, 암반도 굉장히 단단해야 하고 물도 필요하다"며 "그런 부분이 사업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꼼꼼히 따져 최상의 부지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 웨스팅하우스(WEC) 지분 확보와 경영 참여 문제는 한미 간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한국형 APR1400 원전의 미국 도입과 글로벌 원전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해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확보를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분율뿐 아니라 의결권과 지식재산권(IP) 문제, 양사 간 기존 합의(SA) 개정 조건 등을 함께 조율해야 한다.

원전의 신속한 건설을 위해 관련 국내법상 요건 충족을 전제로 연말까지 100억달러를 선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만큼, 상업적 합리성 검토와 국내 법적 절차를 어떻게 조율할지도 과제로 남아 있다.
김정규 기자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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