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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논의를 촉구하는 자산운용사 기자회견이 끝난 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한 자산운용사 대표가 한 말입니다. 국내외 운용사 18곳이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를 달리하는 현행안에 반대 목소리를 낸 자리였습니다.
이 기자회견은 시작 전부터 장소 문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습니다. 당초 금융투자협회 산하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행사 직전 켄싱턴호텔로 급히 장소가 바뀌었습니다. 앞서 만난 운용사 대표의 불만도 이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금융투자협회는 정작 회원사들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제도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자리에는 선뜻 공간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이 직접 기자회견 개최에 제동을 걸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장소와 시간까지 확정된 상황에서 금투협이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꾸면서 실무진은 급히 새 행사장을 찾아야 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장소와 시간도 확정했는데 갑작스럽게 금투협이 난색을 표했다"고 말했습니다.
금투협 측 설명은 조금 다릅니다. 최초 대관 요청 당시에는 기자회견이 아니라 운용사끼리 진행하는 간담회로 알고 있었다가 뒤늦게 행사 성격을 파악했다는 것입니다. 금투협 관계자는 "기자회견이라는 내용을 갑자기 알게 됐고 협회에서 하는 것은 모양이 이상하지 않겠느냐고 판단해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금투협이 기자회견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것과 별개로, 장소 사용에 난색을 표한 이유를 두고는 뒷말이 나옵니다. 금투협은 해당 기자회견에 참여한 운용사들의 의견이 자산운용업계 전체 의견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합니다. 일부 대형 공모운용사 가운데에는 현행 의무공개매수안에 찬성하는 곳도 있어 특정 운용사들의 기자회견이 협회 시설에서 진행될 경우 업계 전체가 같은 입장인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금투협은 회원사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조직입니다. 정회원은 회비 납부 의무를 지는 대신 총회 의결권과 발언권을 갖습니다. 금투협은 협회의 설립 목적으로 회원 간 업무질서 유지와 금융투자업의 건전한 발전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황성엽 금투협 회장도 취임 이후 회원사의 현장 목소리를 강조해왔습니다. 현재 금투협 홈페이지에 게재된 회장 인사말에는 "회원사가 함께 성장하는 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적극적인 정책 제안과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협회와 다른 의견을 내는 회원사의 행사라는 이유로 대관 자체에 난색을 표한 것이 이 같은 운영 방침과 맞느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금투협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이해관계가 다른 회원사가 모인 곳이 금투협입니다. 회원사의 의견과 협회의 공식 입장을 명확히 구분하면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낼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협회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약속이 협회와 같은 목소리에만 적용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