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에 공연 의도 적으면 신청 끝…배우 길해연·정동환 등 야외 토크쇼도
|
'제철공연'은 약 150평 규모의 대학로센터 야외광장을 예술가와 시민에게 개방해 진행하는 야외 쇼케이스다. 정식 개막을 앞둔 신작부터 예술대학 전공생들의 공연까지 다양한 무대를 마련해 예술가에게는 작품을 시험하고 관객 반응을 살필 기회를, 시민에게는 일상에서 공연예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별도의 입장료 없이 관람할 수 있어 대학로를 찾는 시민 누구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공연 신청 방식이다. 복잡한 공모 서류와 심사 절차 대신 현장에 마련된 칠판에 희망 날짜와 공연 의도를 적으면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지원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고 심사를 기다리는 부담을 줄여 창작자들이 보다 쉽게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 9월에는 티엑스솔루션이 신작 '일체형책상장례식' 쇼케이스를 선보였으며, 이상한댄스컴퍼니의 현대무용과 거리예술 단체 봉앤줄 등 창작자들이 무대 장비와 기술을 교류하며 협력하기도 했다. 재단은 단순히 공간을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가들이 서로의 작업을 공유하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10월에는 클래식 앙상블부터 사운드 힐링 테라피극, 버스킹 연극, 공간형 음악극까지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진다. 첫 무대는 7일 오후 6시 30분 앙상블 비플랫의 클래식 공연 '스테인드글라스 2'다. '산산이 부서져 찬란한 아름다움'을 주제로 40분간 진행되며, 일상에 지친 관객에게 음악을 통한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14일 오후 6시 30분에는 창작집단 미도하다가 사운드 힐링 테라피극 '송별회'를 선보인다. 50분 동안 이어지는 공연은 이별을 단순한 끝이 아니라 내일을 향한 새로운 출발로 바라본다. '떠나보냄이 아닌, 내일을 향한 따뜻한 안녕'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관객과 만난다.
21일 오후 6시 30분에는 극단 52hz의 버스킹 연극 '혀'가 무대에 오른다. 30분 분량의 작품은 '혀끝에서는 진실조차 거짓의 얼굴을 한다'는 화두를 내세운다. 진실과 거짓을 둘러싼 질문을 야외 공연의 형식으로 풀어내며, 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연극의 생생한 에너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
월말에는 아트플리마켓 '댕로마켓'과 연계한 특별 공연도 마련된다. 31일 오후 1시에는 스노우 화이트가 재즈 공연 '우리 곁의 재즈'를 선보인다. 50분 동안 친숙한 재즈 선율로 일상에 낭만을 더한다.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AW CONTENTS의 창작뮤지컬 '담배가게 아가씨' 쇼케이스가 이어진다. 40분간 진행되는 공연은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휴머니즘과 코미디를 결합한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매력을 전한다.
10월에는 공연뿐 아니라 배우들의 예술 인생을 들을 수 있는 야외 토크쇼도 열린다. 서울시 축제지원사업 선정 프로그램인 '대한민국배우명인전 : 나의 삶, 나의 예술'은 3일부터 11일까지 주말마다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진행된다. 길해연, 서이숙, 정동환, 성병숙 등 연극과 방송 무대에서 활동해온 배우들이 출연해 작품과 배역 뒤에 감춰진 예술가로서의 경험과 삶을 관객과 나눈다.
재단은 이 프로그램이 야외광장을 찾는 시민에게 배우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같은 공간에서 공연하는 신진·독립 예술단체에도 관심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완성된 작품을 일방적으로 관람하는 극장과 달리, 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공연과 대화가 이뤄지는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제철공연'은 서울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대학로 리브랜딩 캠페인 '대-락(樂)로'의 핵심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큰 즐거움이 있는 길'이라는 의미를 담은 '대-락(樂)로'는 대학로를 공연 관람에 그치지 않고 시민이 머물며 문화예술을 경험하는 거리로 만들기 위한 사업이다. 실내 쇼케이스 '제철연극', 야간 문화 프로그램 '애프터시어터' 등과 연계해 대학로 전역의 문화적 활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초 계획보다 운영 기간도 늘어났다. 재단은 현장의 호응과 수요를 바탕으로 '제철공연' 야외 플랫폼을 11월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제철공연'은 직접적인 지원금 교부의 한계를 넘어 유휴 공간과 기회를 예술가에게 무상 개방함으로써 기초예술 생태계의 자생력을 높이는 재단의 '다음이 있는 지원' 모델"이라며 "가을이 무르익는 10월, 대학로센터 앞마당에서 예술가들이 선보이는 가장 신선한 제철 예술을 많은 시민이 함께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