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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응기금 적립은 법으로, 지방 지원은 정부 재량…보장장치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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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10. 0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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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증가 땐 정산 상한…감소 땐 지방재정 충격 우려
교육교부금엔 전년도 수준 보전…교부세엔 같은 규정 없어
미래대응기금 당정협의-21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9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응기금 관련 당정협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도입을 추진하며 지방 지원을 줄이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방 살림이 어려워졌을 때 지원할 기준은 구체화하지 않았다. 지방에 돌아갈 세수 증가분 일부를 기금에 적립하는 만큼, 지자체가 위기 때 받을 지원을 예측할 수 있는 보장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한국지방세연구원의 '미래대응기금 도입과 지방교부세 개편,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은 지방재정 여건이 악화되면 미래대응기금을 활용해 지자체를 추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재정 악화를 판단할 기준과 지원 시기·규모, 지자체별 배분기준은 명시하지 않았다.

미래대응기금은 세금이 많이 걷힐 때 재원 일부를 모아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분야에 투자하고 재정여건 변화에도 대응하려는 구상이다. 이와 연계한 교부세 개편안은 내국세의 19.24%를 지방에 배분하는 비율을 유지하되, 기금으로 넘기는 추가·초과세수는 교부세 계산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배분 비율이 같아도 계산 대상이 줄면 현행 방식보다 지방에 돌아갈 돈은 적어질 수 있다.

정부는 기금을 통한 투자와 지원으로 지방의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달 29일 미래대응기금 당정협의에서 "지방정부 지원은 결코 얇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산업 거점과 지역인재 육성, 필수의료 지원 등을 통해 지방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설명이다.

행정안전부는 교부세가 지방의 기대만큼 늘지 않을 수 있지만, 전년도 당초 예산과 비교하면 증가한다는 입장이다. 개편안을 반영한 중기 교부세 전망을 지자체에 이미 설명했고, 기금에서도 일반재원 형태로 지원하는 예산이 3조5000억원 이상 있다는 설명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교부세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예측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상황"이라며 "미래대응기금 운용으로 지방에 얼마나, 어떤 돈이 더 갈지는 불확정적으로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년도보다 교부세가 늘어나는 것과 개편하지 않았을 때 받을 재원을 보장하는 것은 다르다. 교부세 전망이 제시됐더라도 위기 때 기금 지원이 재원 감소를 얼마나 메워줄지 알기 어렵다면 지자체의 예산 운용에는 불확실성이 남는다. 복지·안전 등 주민 서비스와 중장기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계획하려면 추가 지원을 받을 조건과 범위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현정 한국지방세연구원 현안대응센터장은 "지방정부에 배분된 재원의 자율성이 보장되더라도, 배분 시기·규모·기준을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다면 계획적인 예산 편성과 안정적인 재정집행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수 감소에 대비한 장치는 교육재정과도 차이가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은 새 방식으로 계산한 교부금이 전년도보다 적으면 국가가 차액을 보전하도록 했다. 반면 지방교부세 개편안에는 전년도 수준을 자동으로 보전하는 규정이 없다. 재정여건이 나빠지면 추가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근거를 뒀을 뿐이다.

교부세 정산에서도 세수 증가와 감소가 다르게 반영된다. 개편안은 세수가 장기 증가 추세를 바탕으로 계산한 기준액을 넘으면 정산에 상한을 적용한다. 세금이 더 걷혀도 지방에 추가로 배분할 금액은 제한되는 반면, 기준액 아래로 줄면 감소분은 교부세에 반영된다. 세수 증가분을 적립하는 장치와 함께 감소 때 지방재정의 충격을 줄일 장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금 지원의 규모뿐 아니라 지방이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재원이 얼마나 되는지도 쟁점이다. 지방교부세는 지자체가 지역 사정에 맞춰 사용할 수 있지만, 기금 지방계정은 지역산업 인프라와 정주여건 개선 등 특정 사업을 지원하도록 설계돼 있다. 일반재원 형태의 지원이 있더라도 기금 사업 확대에 따라 지자체가 함께 부담해야 하는 지방비가 늘면 지방 살림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금 사업이 확대되면 지방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반재원도 최대한 늘린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금 신설과 교부세 개편은 입법 논의 단계로, 실제 기금 전입 규모와 지방재정에 미칠 영향은 확정되지 않았다. 향후 입법 논의를 통해 지방 지원의 조건과 규모를 구체화해야 기금이 지방재정 안정이라는 취지에 맞게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센터장은 "미래대응기금이 실질적인 지방재정 안정화 장치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재원 적립에 관한 규칙뿐만 아니라 재정여건 악화 시 지방으로 환류되는 조건·규모·배분방식 역시 사전에 규칙화되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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