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 이전 차부터 70년대 칠자병차까지
한·대만 차문화 교류의 장...다양한 연계 프로그램
범어사 주지 정오스님 "노보이차 수행자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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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성보박물관은 지난 2일부터 31일까지 2층 기획전시관에서 2026 특별전 '백팔 노보이차 대전'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세월이 빚어낸 영혼의 향, 노보이차의 궤적'을 주제로 오랜 세월 숙성된 노보이차 108점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보이차가 완성된 순간에 머무르지 않고 시간과 함께 깊어지는 '시간의 예술'이라는 점에 주목해, 시대별 대표 차품을 통해 보이차의 역사와 변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는 1950년대 이전의 진운호 등 호급차(號級茶)부터 1950~1970년대 초의 남인 등 인급차(印級茶), 1970년대 이후의 칠자(七子)병차까지 각각의 시대를 대표하는 보이차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차 한 덩이에 축적된 시간과 역사, 그리고 보이차 문화의 변화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노보이차와 서예를 함께 선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효원 박태만 서예가의 작품 가운데 차와 선(禪)의 정신을 담은 작품을 함께 전시해, 오랜 시간을 머금은 차와 한 획 한 획 마음을 담아낸 글씨가 만들어내는 고요한 울림을 보여준다. '호차송풍월(好茶頌風月)', '갈즉전다(渴則煎茶)' 등 차와 선을 소재로 한 작품을 통해 차문화와 예술의 만남을 경험할 수 있다.
무료로 입장 가능하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입장 마감 오후 4시 30분, 월요일 휴관)다.
범어사 주지이지 성보박물관장인 정오스님은 "한 잔의 노차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마음을 맑게 비추는 선(禪)의 통로이자, 시간과 자연이 함께 만들어낸 익어감의 결정체"라며 "오랜 세월을 견디며 깊은 향과 맛을 품어낸 108가지 노보이차는 끊임없는 정진으로 마음을 비워내는 수행자의 삶과 닮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찻잔 속에 담긴 묵직한 세월의 흐름을 음미하고, 차 한 잔이 주는 참된 평안과 정적을 느껴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한·대만 차문화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중화차업협회 심백봉 이사장은 "이번 교류를 통해 더 많은 한국의 다우들이 보이차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동시에 저희도 한국과 범어사의 깊고도 풍부한 차선(茶禪) 문화를 배우고 체득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전시가 양측 교류의 아름다운 출발점이 되어 앞으로 더욱 긴밀한 협력과 교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이차를 준비한 다행자(茶行者) 조의광 선생은 "오랜 시간 정성껏 모아온 차들을 한자리에 모아 다도와 예술이 소통하는 기쁨을 나누고자 한다"며 "차향 가득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의 풍요를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 중에는 노보이차 특강과 시음회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이달 3일에는 진년 보이차를 오랫동안 연구·수집해 온 보이차 전문가이자 차인 백수청(白水淸) 선생의 노보이차 특강 및 시음회가 열렸다.
이어 오는 27일에는 홍콩 사굉경매회사 총재이자 보이차 대장가인 저우쯔(周子) 총재의 보이차 특강이 예정돼 있다. 전시 기간 중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1시부터 3시까지는 전시장 입구에서 무료 시음회도 운영한다.
범어사 성보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오랜 세월을 품은 노보이차와 서예 작품을 통해 차와 선, 예술이 만나는 지점을 보여주고자 마련했다"며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차 한 잔에 담긴 시간의 깊이와 고요한 여백을 경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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