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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장관이 재소환한 전기료 담론…‘콩과 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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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0. 0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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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호 기획취재부 차장.
"콩값보다 두부값을 더 싸게 공급한다면 당연히 그 요금을 누군가는 부담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지난 1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제 도입 필요성을 설명하며 '콩과 두부' 비유를 들었다. 일단은 AI 산업 육성에 필요한 전력 공급 비용을 한전이나 국민에게는 떠넘기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콩과 두부'는 전력업계에서 낯설지 않은 비유다. 2018년 김종갑 당시 한전 사장이 '두부공장의 걱정거리'라는 글에서 발전 연료를 콩, 전기를 두부에 빗댔다. 연료 가격은 오르는데 전기요금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문제 삼았다.

이후 콩값보다 싼 두부는 현실이 됐다. 연료가격이 급등했지만 전기요금 인상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고 한전에는 200조원의 적자가 쌓였다. 현실보다는 정책적 판단이 앞선 결과다.

8년이 지나 이번에는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는 AI 데이터센터가 '콩과 두부'의 무대가 됐다. 전기 공급을 위해 전력망 투자가 필요한 만큼 정부는 AI 데이터센터를 별도 요금으로 분리하기로 했다. 투자비를 포함한 전력 공급 요금을 만들어 민간 부담을 줄인다는 게 김 장관이 밝힌 원칙이다.

그런데 김 장관이 같은 자리에서 내놓은 또 다른 전기요금 발언을 함께 놓고 보면 정부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의문이 생긴다.

그는 한전 부채를 설명하면서 전 정부의 전기요금 정책을 비판했다. 원가가 상승했지만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산업용에 집중한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한전의 재무 악화를 못 막았고, 산업 경쟁력 약화만 야기했다는 취지다.

한 자리에서 김 장관은 지킬 원칙을, 과거 정책적 선택의 문제점을 동시에 지적했다. 각각 일리가 있는 말이다. 문제는 이 원칙들을 실제 요금체계에 어떻게 동시에 담아낼 것인가다.

필요한 비용을 그대로 부담시키면 AI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와 부딪힌다. 반대로 요금을 낮춘다면 그 차액은 누군가 부담해야 한다. 한전이나 일반 소비자에게 떠넘기지 않겠다면 결국 재정이나 세제 등 다른 지원 수단을 찾아야 한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도깨비방망이 같은 AI 요금제 해답은 없다. 딜레마만 있다.

그에 앞서 답해야 할 것도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실제 전력 공급 원가는 얼마인지, 새로 필요한 망 투자비는 얼마이고 그중 어느 범위까지 데이터센터가 부담할 것인지부터 산정해 내놓아야 한다.

8년 전 한전 사장의 '두부공장' 문제 제기는 결국 현실의 악화를 막지 못했다. 올해 김 장관이 다시 꺼낸 '콩과 두부'가 같은 선례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이번에는 구체적인 숫자와 방법으로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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